유전성 망막변성질환으로 시력을 거의 잃은 한인 학생이 캐나다 토론토대학으로부터 입학 허가를 받고도 학업을 계속하는데 꼭 필요한 장애인용 특수 컴퓨터를 구입하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브롱스 뉴욕맹인특수학교(NYISE; New York Institute for Special Education) 12학년에 재학중인 배성곤(20)군이 불치병인 유전성 망막변성질환에 걸린 것은 10세 때. 배군의 질병은 시력이 서서히 떨어지다가 끝내 맹인이 되는 유전성 질환으로 현재까지 별다른 치료 방법이 없다.
시력 저하로 서울시내 일반 학교에서 학업을 계속할 수 없게된 배군은 12세 때인 94년 브롱스의 뉴욕맹인특수학교로 유학와 올해 졸업을 앞두고 있다.
현재 배군의 상태는 중심시력을 완전히 잃어 정면의 글이나 물체는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주변 시력으로만 겨우 형체를 알아볼 수 있는 정도다. 때문에 배군과 같은 장애인들이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스피치신디사이저 및 확대기가 장치된 컴퓨터가 개발돼 특수학교에서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입학 허가를 받은 토론토대학에서 배군이 공부하려면 이러한 특수기능이 장치된 1,500달러 상당의 컴퓨터를 구입해야 하는데 가정형편이 어려워 구입할 엄두도 못 내고 있는 실정이다. 더구나 미국 또는 캐나다 시민권자가 아니기 때문에 정부의 지원도 불가능하다.
경제적인 이유로 2001년 봄학기부터 1년간 학업을 중단하고 한국에 돌아갔다 설상가상으로 자신을 뒷바라지했던 어머니마저 지난해 4월 간암으로 사망했다. ‘학업을 꼭 마치라’는 어머니의 유언에 따라 지난해 가을 뉴욕으로 돌아온 배군은 올 가을 그토록 원했던 대학 입학 허가까지 받아 놓고도 장애인용 컴퓨터가 없어 전전긍긍하고 있다.
배군은 “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해 관련 분야에서 일하고 싶다”고 한다. 한국어, 영어, 스페인어 3개 언어가 능통하고 국제학생클럽과 스포츠 프로그램에서 간부로 활동하는 등 비장애인들도 무색할 적극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 또한 브롱스 뉴로셀 대학에서 고교 성적 우수자들만 참가할 수 있는 프리칼리지 코스를 이수하며 대학 진학을 착실히 준비해 왔다.
뉴욕맹인특수학교에서 배군을 지도하고 있는 도나 칼슨 교사는 “학업이나 기타 활동에서 누구보다 적극적이고 뛰어난 실력을 보이고 있는 우수한 학생”이라며 “대학에서 공부를 계속하기 위해 필요한 특수 컴퓨터를 지원해줄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지만 마땅한 해결책이 없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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