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한인사회에 노사 분규가 새로운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한인 봉제공장에서 일하던 종업원들이 한인 최대 의류 소매업체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가 하면 아씨마켓을 비롯한 한인 대형 마켓 종업원들 간에 노조를 설립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현재까지는 의류업체를 상대로 한 소송이 법원에서 기각 당하고 아씨마켓 노조 결성도 최종 결정이 유보되는 등 일단은 주춤한 상태지만 한인 사회의 노사 갈등은 밖으로 드러나지만 않았을 뿐 언제든 터질 수 있는 시한폭탄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한인사회는 타인종에 비해 자영업자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그러면서도 지금까지 분식점 등 식당 종업원들이 시위를 벌인 것을 제외하고는 심각한 노사분규에 휩싸이지는 않았으나 이는 한인 업소의 노사관계가 원만해서가 아니라 규모가 영세했기 때문이라고 보는 것이 옳다. 그러나 지난 10년간 한인 비즈니스의 비약적인 성장과 함께 사정이 많이 달라졌다. LA 한인타운 주요 마켓 종사자만 700명이 넘으며 연 매출 1억달러를 상회하는 의류업소도 한두 곳이 아니다. 더 이상 ‘구멍 가게이기 때문에 종업원 대우를 잘 해 줄 수 없다’는 변명이 잘 통하지 않게 된 시점에 온 것이다.
물론 모든 한인 업주가 종업원을 박대하는 것도 아니고 영세업소까지 노조를 만들겠다고 나오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는다. 그러나 한인업체 중에는 작다고만 볼 수 없음에도 종업원에 대한 대우는 비현실적으로 낮은 경우가 종종 있다. 직원을 우대하는 것은 단기적으로는 손실처럼 보일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기업 발전에 도움이 된다. 자신이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직원이 열심히 일할 리 없고 직원이 열심히 일하지 않는 회사가 발전하는데는 한계가 있다.
더욱이 한인 업소에서 일하는 종업원의 상당수는 라티노다. 한인 업주가 자기는 돈을 벌면서 직원들은 박대한다는 소문이 나면 인종분규로 비화될 수도 있다. 미 대기업들의 직원에 대한 베니핏이 좋은 것은 돈을 많이 벌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그렇게 하지 않고는 대기업으로 크지 못한다는 역사적 경험이 바탕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
업주와 종업원은 당장 눈앞의 이익만 따지면 이해가 엇갈리는 것 같지만 회사의 발전이라는 장기적 목표를 놓고 보면 같은 배를 탄 파트너다. 감정대립으로 치닫기에 앞서 직원들에 대한 배려를 잊지 않는 경영주가 성공하는 경영주며 회사가 번창해야 직원들에게도 이익이 돌아온다는 평범한 진리를 노사 양측이 다시 한번 돌아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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