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9를 이긴다”아니 잊어버린다. 내 마음속에 폭풍의 언덕 무서운 폭풍의 언덕으로 스쳐간 그 날! 이제 또 봄이 오고 또 다른 시간이 찾아왔다. 13년 세월이 나를 울리고 있었다. 밝아오는 새 날에는 식을 대로 식어버린 얼음 같은 내 가슴을 따뜻한 가슴으로 되찾고 싶다.
친구야! 불탄 네 가게를 볼 수가 없어-차마 볼 수가 없어서-숙인 네 얼굴을 마주하고 위로할 기력조차 잃어, 생의 원기를 잃고 이렇게 세월을 보냈단다. 용서하라는 그 말조차 힘들지만 생존자체가 힘들지만 너를 위해 너의 영혼을 위해 밤마다 용기를! 내 친구에게 삶의 생기 불어 넣어주소서-라고 하루도 잊지 않았던 내 마음을 별빛이 달래준다.
별빛의 다정한 속삭임 속에는 그래도 그들 때문에 연년생 삼남매가 이곳에서 대학을 모두 졸업하고 큰 아이는 지금 LA 시청에서 작은 아이는 미국회사에서 자기의 맡은 일에 아주 열심히 일 잘하고 상사로부터 칭찬 받고 있는 것 같아 어느 정도 참담했던 그 날의 그 우울함을 이겨 낸 것 같다.
나는 남편과 함께 1977년 이민을 와 조금은 자식들 교육에서 해방이 되고 또 그 암울하고 참담했던 4·29 그 날의 그 상처가 조금은 치유가 됐다고 할 수 있는지는 모르지만 그 십분의 일이라도 보상받는 기분은 가질 수 있을 것 같다. 이 감정으로 4·29를 이긴다고 할 수 있을까마는.
오늘밤도 별은 빛날 것이고 더군다나 내 가슴을 멍들게 했던 그 날의 그 샛파란 형광을 띄고 나를 찾아오던 그 별빛이 이제 오늘은 연초록 봄날의 새싹 같은 초록빛을 띄고 찾아와 내 지친 마음을 달랜다. 간악한 그 얼굴들을 증오하면서도 이곳을 떠나지 못하고 오늘도 그들의 지폐를 받아 챙기고 잔돈을 챙겨주고 마음에도 없는 소리로 "댕 큐" 하면서 장사를 하면서 (가끔은 이래서 안 되는데 인간성을 회복해야지 하면서도 그 생각은 잠깐이다. 마음속에 치미는 분노, 증오, 미움...!)
이제 내 딸 막내딸아이의 졸업식을 다녀오는 날 나는 정말 겸손한 마음으로 그들을 용서하는 것, 이것이 바로 승리하는 삶이려니 생각한다. 언제나 초록빛 살아 숨쉬는 이 대지 위에서 겸손하리. 4·29를 이긴다는 건 우리 이민 온 모든 사랑하는 동족이 그 누구를 우리를 타민족을 용서하고 사랑하는 것이라 거듭 다짐하면서 살 것이다. 또 다시 푸른 하늘이 있고 밝은 태양아래 초록잔디의 싱그러움을 만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삶은 충분히 살 가치가 있다고 속삭이겠다. 내 삶의 마지막까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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