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대통령이 LA를 방문했다. LA폭동 10주년을 맞아 폭동의 의미와 교훈을 되새기고 또 연방정부 차원에서 폭동이 가져온 상처의 치유와 이 지역 경제활성화를 구체적으로 돕기 위해 대통령이 10년전 폭동의 현장을 직접 찾아온 것이다.
부시가 방문한 곳은 사우스 LA 퍼스트 AME 교회다. 흑인 커뮤니티의 정신적 지주라고 할 교회를 부시는 찾은 것이다. 부시는 한인에 대한 위로의 말도 잊지 않았다. "폭동으로 많은 한인들의 아메리칸 드림이 깨진데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한인들이 많이 종사하는 자영업 활성화 문제에 관심을 표명하기도 했다.
폭동 10주년을 맞은 부시 대통령의 LA 방문에 대해 그러나 한인들은 적지않은 실망감을 표시하고 있다. 300여명이 초청된 LA지역 인사 간담회에, 또 커뮤니티 지도자와의 만남에 극소수의 한인만 초청됐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참석한 폭동 기념식행사 장소가 퍼스트 AME 교회이고 흑인 커뮤니티 중심으로만 행사가 치뤄졌다는 것도 불만이다. 폭동의 주 피해자인 한인들에 대한 배려가 너무 없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들리고 있다.
한인 커뮤니티에서 일고 있는 이같은 불만과 비판은 당연하다. 4.29 폭동이 한인 커뮤니티에 가져다 준 피해가 너무 크다. 그 상처는 아직 완전히 치유되지 않았다. 그러므로 폭동 10주년을 맞아 대통령이 한인 사회를 방문하고 위로의 말은 전했으면 하는 게 한인 사회의 당연한 바램이었다. 그러나 결국 대통령은 흑인 커뮤니티 중심의 기념행사에 참석, 한인 커뮤니티에 대해서는 립 서비스만 하고 돌아간 것이다.
이번 부시 대통령의 LA방문은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다. LA폭동은 분명히 인종 폭동이다. 또 ‘가진 자 와 못가진 자’의 갈등이라는 측면도 있다. LA폭동은 그러나 한인들에게는 이를 넘어 정치적 의미가 가장 큰 사건이라고 본다. 한인들이 폭동의 주 피해자가 된 원인은 무엇보다도 주류 정치에 대한 무관심과 정치력 부재에 있었기 때문이다.
한인 사회는 소외된 채 흑인 커뮤니티 중심으로 열린 폭동 10주년 행사에 부시 대통령이 참석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폭동 10년이 지났지만 한인 커뮤니티는 여전히 정치력 부재 상황에서 외로운 소수계로 남아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하고 있는 것이다.
지나간 일은 지나간 일이다. 현실은 현실로 인정해야 한다. 대통령이 한인 사회를 외면한다고 계속 원망만 하고 있을 수는 없는 일이다. LA폭동 10주년을 맞은 행사는 이제 끝났다. 그렇지만 한인 커뮤니티는 귀중한 교훈을 또 다시 아로 새기게 됐다. 스스로 정치력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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