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 사법부에서 한인 법조인들의 약진이 눈에 띈다. 최근 본보 조사에 따르면 연방 항소법원 5명, 연방 지방법원과 국제무역법원에 7명 등 총 12명의 한인 판사가 연방법원에 재직 중이다. 아직 연방대법원에는 한인 대법관이 없지만, 그 바로 아래 단계인 항소법원에만 다섯 명의 한인 판사가 있다는 사실은 미주 한인 이민사회의 위상이 크게 높아졌음을 보여준다.
특히 이들 대부분이 한인 이민 1.5세와 2세라는 점은 의미가 크다. 부모 세대가 언어와 문화의 장벽 속에서 정착에 힘썼다면, 자녀 세대는 미국의 핵심 제도 가운데 하나인 사법부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이는 개인의 성공을 넘어 한인 이민사회가 세대적으로 성숙하고 주류사회로 깊이 진입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연방 판사는 헌법과 연방법을 해석하며 미국 사회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자리다. 특히 항소법원 판결은 향후 연방대법원 판례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이런 위치에서 한인 판사들이 활약하고 있다는 사실은 한인사회가 미국 제도권에서 이미 의미 있는 역할을 맡고 있음을 보여준다.
물론 아직 갈 길은 남아 있다. 전체 연방 판사 875명 가운데 한인 판사는 12명으로 약 1.4% 수준이며, 연방대법원에는 아직 한인 대법관이 없다. 그러나 의료·법률·금융·테크놀러지·학계·문화 등 다양한 전문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한인 차세대들의 활약을 고려할 때 이러한 흐름은 앞으로 더욱 확대될 것이다.
연방법원에서 커지고 있는 한인 판사들의 존재감은 한인 젊은 세대가 미국 주류사회 여러 분야로 더 넓게 진출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 미국 사법체계의 정점인 연방대법원에서 한인 대법관이 탄생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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