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나리꽃 진달래꽃이 피는 이맘 때 쯤이면 나는 고향땅 꽃동산에 누워계신 부모님을 생각하며 가슴이 아려온다.
아버지는 셋째딸인 내가 고등학교 1학년, 막내가 초등학교 2학년때 돌아가셨으며 어머니는 여러 남매를 키우기 위해 고생을 많이 하셨다. 평범한 가정주부였던 어머니는 아버지가 남기신 유일한 유산인 집 한채를 줄여가며 사는 것이 유일한 생계 수단이었다.
그 유산마저도 우여곡절을 겪어 어머니의 손을 떠나게 되었다. 그 후 딸들이라도 적극적으로 어머니를 도와 생계를 꾸렸다면 어머니의 고생은 덜 수도 있었으나 부족하고 우매한 딸들은 나름대로 자기 욕심에 사로잡혀 어머니를 돕는데 소극적이었다. 그때 내가 부렸던 욕심은 학업을 계속하는 것이었고 나는 그 학비만큼의 액수를 어머니께 생활비로 드리지 못했다.
언제나 우리곁을 지켜주실 것 같던 어머니. 제대로 먹을 것, 입을 것 누리지도 못하시고 고생만 하시던 어머니는 막내가 고등학교를 졸업하던 해 추운 겨울날 아버지 곁으로 가셨다.
이제 내가 나이를 먹어가며 어머니를 생각하니 못다한 효도때문에 가슴을 칠 때가 많다. 미국땅에 이민을 와서 살게 된 지금 그때 내가 내 욕심을 버리고 어머니를 도와드렸다면 어머니께서는 고생을 덜 하셨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부모님이 아니계시기 때문일까. 나는 부모님이 살아계신 사람이 부럽고 살아계시기만 한다면 무엇이든 원하시는 것 다 해드리고 싶고 때로는 응석도 부리고 싶다. 많은 사람들이 남편과 자식이 곁에 있어 감사함과 소중함을 느끼지만 부모님이 살아계심에 대한 감사함을 느끼는 것은 부족한 듯 하다.
비록 나이 들어 몸은 늙어가지만 정신세계는 청춘이신 분들이다.
아무리 내리사랑이어 자식들 잘 살아주는 것 그것이 자신의 행복이라 하지만 효도를 하겠다는데 마다할 부모가 어디 계실까. 미국생활이 나름대로 바쁘고 힘이 들어도 세월이 참으로 빨리간다. 우리도 이리 세월이 가는 것을 빠르게 느낄진데 연로하신 분들의 세월감은 얼마나 빠를까.
대부분 부모들은 자식들의 부족함보다는 자랑에 여념이 없으시다. 좋은 동네에서 좋은 차 타고 다니는 아들, 딸들을 두었지만 주말이면 아파트에서 홀로 쓸쓸히 식사하시는 노인과 비록 어렵고 빠듯한 생활이지만 주말이면 모시고 와서 한 두끼 식사라도 정성스럽게 해드려 가족간의 화목함을 누리며 사는 노인과 어느 쪽이 더 효도를 하는 것일까를 생각해보며 ‘어버이 살아실 제 섬기기 다하여라’ 하는 시조의 첫 귀절을 읊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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