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으로 거액을 날리고 자살하는 한인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말 도박으로 중년 한인이 목숨을 끊은 데 이어 지난 주 30대 한인이 카지노 옥상에서 뛰어내려 자살했다. 자살까지 가는 경우는 극단적 케이스지만 도박으로 가정이 깨지고 알콜과 마약에 빠져 폐인이 되거나 범죄자로 전락하는 한인이 갈수록 늘고 있다. 과거 남성의 전유물이던 도박이 이제는 젊은 여성에게까지 널리 퍼지고 있으며 액수도 커져 수십만달러씩 날리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 이야기다.
도박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다. 학벌이나 심성과도 관계가 없다. 주위에서 도박 중독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을 보면 "아니 저런 사람이 어떻게…" 하는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다. 카지노에서 투신자살한 한인도 MIT 출신으로 한 때 잘 나갔으나 도박에 빠져 공금을 횡령, 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도박 중독이 늘고 있는 것은 한인만은 아니다. 미국의 3분의2가 적어도 1년에 한번 도박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한해 동안 미국인들이 도박에 쏟아 부은 돈은 6,300억달러에 달한다. 전 미국인이 1년 내내 영화관에 가 쓴 돈이 70억달러, 장보는데 쓴 돈이 4,500억달러임을 감안하면 도박 열기를 짐작할 수 있다. 이들이 도박을 하다 날린 돈만 500억달러 규모다.
한 세대 전만 해도 미국 사회에서는 도박이 금기시 돼 왔다. 그러나 이제는 주정부까지 경쟁적으로 복권을 발행하며 이를 부추기고 있다. 도박의 수도 라스베가스는 번창일로를 달리고 있으며 인터넷의 보급과 함께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인터넷 도박은 중독성이 월등히 강해 새로운 사회문제로 등장하고 있다. 거기다 인디언 보호구역 내 도박장 개설이 유행처럼 번지며 이제는 멀리 라스베가스까지 가지도 않고 LA 인근 도박장에서 날을 새는 한인들도 심심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도박은 한번 빠지면 혼자 힘으로는 끊기 어렵다. 문제가 있다고 자각되거나 주위에 그런 사람이 보이면 하루 빨리 전문가나 단 도박회의 도움을 청하는 것이 해결의 첩경이다. 한 때의 재미로, 혹은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시작한 도박은 끔찍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도박으로 패가망신하거나 아까운 생명을 버리는 한인이 더 나오기 전에 이에 대한 경각심을 새롭게 드높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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