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이즈 감염불구 입양추진 미국인부부 인권단체와 제소·탄원 … INS 굴복
2년전 LA국제공항을 통한 태국 창녀들의 미국 밀입국을 위해 눈가림용으로 이용돼다가 공항에서 체포돼 국제미아가 됐던 태국소년 파누퐁 카이스리(4) 군에게 반영주권이 13일 주어졌다.
연방이민국(INS)의 조치는 존 애시크로프트 연방법무장관의 결단 턱택으로 이에 따라 카이스리는 일단 ‘T 비자’를 받았으며 앞으로 영주권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T 비자’란 2000년 연방의회가 제정한 법에 따라 인신매매의 피해자들이 본국으로 추방될 경우 ‘극단적 어려움’에 직면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INS가 납득할 경우 발급되는 반영주비자. 그러나 ‘T 비자’는 INS가 더 이상 이 같은 위험이 없다고 판단할 경우 하시라도 취소될 수 있기 때문에 카이스리측 변호사들은 “다음 차례는 카이스리의 영주권 발급”이라고 입을 모은다.
‘고트’(Got)라는 애칭으로 더욱 알려진 카이스리가 국제미아가 된 것은 지난 2000년 태국 조직범죄단이 LA국제공항을 통해 창녀들을 데리고 들어오면서 이민국 관리들의 눈을 속이기 위해 함께 데려오다가 당국에 적발되면서부터다.
INS는 다른 성인들을 모두 추방한 카이스리에게도 추방명령을 내렸으나 카이스리가 HIV감염자라는 사실을 알고도 그의 법적 보호자가 된 후 입양까지 하려고 노력중인 에반 스미스와 재닛 헤롤드 커플의 탄원, 이를 위해 소송까지 제기한 LA에 본부가 있는 인권법·헌법센터(CHRCL) 등의 운동과 국제여론이 들끓는 가운데 애시크로프트 장관이 지난해 7월 개입, 인도적 이유를 들어 카이스리에게 임시체류 자격을 부여하면서 케이스를 재심사하라고 명령해 극적 반전의 가능성을 열어줬다.
INS의 ‘T 비자’ 발급은 카이스리의 양육권을 놓고 미국의 법적 보호자 커플과 태국의 조부모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법정 투쟁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 확실하다.
사실 카이스리는 세상에 태어나 보냈던 불과 4년이 왠만한 사람의 40년 인생도 모자랄만큼 세파에 시달린 소년이다.
어릴 때부터 정신병을 앓던 아버지는 그가 태어난지 얼마되지 않아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어머니는 방콕 술집의 호스티스로 마약중독자였다.
두 살의 나이로 HIV에 감염된 것도 모자라 조직범죄의 제물이 돼 남의 나라 공항에서 체포되며 세계의 언론을 장식하더니 그 때문에 영주권도 얻고 사랑도 듬뿍 받게 됐으니 새옹지마란 말이 새삼스럽다.
<한우성 기자> wshan@koreatimes.com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