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대통령이 곤경에 처했다.
기록적인 지지도를 자랑하던 그는 "9·11테러 정보를 사전에 보고 받았으면서도 적절한 대비책조차 세우지 못한 무능한 지도자"라는 비난을 받기에 이르렀다. 뉴욕 타블로이드 신문인 뉴욕포스트는 ‘부시는 알고 있었다’는 선정적인 표제로 16일자 지면을 채워 백악관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인터넷 게시판과 대화방 곳곳에서 15일부터 논스톱으로 펼쳐진 네티즌들의 뜨거운 공방에서도 대통령에 대한 동정론이나 지지론보다는 비난의견이 대세를 이루었다.
뉴욕타임스 웹사이트 게시판의 한 네티즌은 "부시를 탄핵하라"고 목청을 높였다. "부시가 유례 없는 테러공격을 예기치 못해 멍청이라면 진주만 폭격을 예견하지 못한 루즈벨트는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이라며 부시를 변호하는 글이 오르자 "부시가 민주당원이었다면 공화당 의원들이 지금 탄핵을 외치고 있을 것"이라는 반박이 곧장 뒤를 잇기도 했다.
한 부지런한 네티즌은 지난해 7월 CBS 뉴스 웹사이트에 게재된 기사를 찾아내 진보주의 네티즌들이 모이는 살론닷컴의 게시판에 띄운 후 "존 애시크로프트 법무장관이 당시 보안상의 이유를 들어 역대 법무장관들처럼 민간 여객기를 이용하지 않고, 개인 용무에 정부 전용기를 이용했다"며 "부시 행정부 관리들이 자신들의 안전 하나만은 철저히 챙겼다"고 정부관리들을 싸잡아 비난했다.
지난 2000년 대선 이후 부시를 비판하는 글로 살론닷컴의 게시판을 도배질해온 ‘반골’ 네티즌들은 미국이 테러 3개월 전 피랍 여객기를 무기로 사용해 미국과 이스라엘 문화의 중요한 상징물을 공격당할 것이라는 경고를 받았다는 과거 독일 신문기사, 제노아 정상회담에 참석한 부시 대통령 등 미국측 참석자들이 "회교 테러분자들이 여객기를 무기로 이용해 부시 대통령을 비롯한 서방 지도자들을 암살할 계획"이라는 경고를 받았다는 LA타임스 기사 등을 찾아내 게재하면서 "여객기를 미사일로 사용하리라고는 그 누구도 상상할 수 없었다"는 백악관의 입장을 공격했다.
한편 우익 네티즌들의 웹사이트 프리리퍼블릭닷컴은 "민주당 의원들도 부시만큼 알고 있었다"며 클린턴 행정부 시절 피랍 여객기로 국방부 등 정부 청사를 공격할 가능성이 제기됐었다는 묵은 신문기사를 인용하며 "부시가 알았던 것은 클린턴도 알고 있었다"고 강변했다. 또다른 네티즌은 "개인적으로 부시를 싫어하지만 9·11테러를 예견하지 못한 것이 그의 잘못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민주당의 공격을 정치 술책으로 꼬집었다.<우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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