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보다 대학을 먼저 졸업해 화제에 오른 한인 고교생이 있다.
14일 랭캐스터 지역 콰츠힐스 고교를 전교 3등으로 졸업하는 양진(18)군이 그 주인공으로 그는 고교졸업식 2주 전인 지난 1일 앤틸로프 밸리 칼리지를 우등으로 졸업했다.
양군은 초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7학년 등록을 준비하던 지난 1996년 중·고교과정 수학 중에서는 더 이상 수강할 과목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교사의 권고에 따라 앤틸로프 밸리 칼리지 배치고사를 응시한 결과 대학 측으로부터 칼리지 알지브라를 수강할 수 있는 자격을 인정받았다. 그 후 수학으로부터 시작해 6년 동안 과학, 음악사, 음악이론, 타이핑 등 칼리지 코스에 서서히 재미를 붙이면서 저녁시간과 여름방학을 이용해 다양한 과목을 틈틈이 접하다 보니 어느새 졸업필수 60크레딧을 다 채우게 돼 계획에도 없었던 대학졸업을 하게 된 것.
지난해 가을 대입원서를 낸 예일대학과 UC버클리의 입학 사정관들은 "신입생 입학허가를 내야할 지 전학허가를 내야 할지 잘 모르겠다"며 의아해 했으나 12월 초 제 1지망으로 조기 지원했던 웨스트포인트에서 입학허가서가 날아오자 다른 대학의 입학허가는 자동으로 무시됐다.
7월1일부터 시작되는 웨스트포인트 훈련일정에 따라 29일 뉴욕으로 떠나는 양군의 어머니 양영옥(44)씨는 "일주일에 두세번씩 꼬박 저녁 7∼10시를 대학수업에 바쳤다. 어른들과 함께 공부하고 시험 치르는 것이 쉽지 않았을 텐데 자진해서 제 앞길을 계획대로 이끌어 가는 아들이 대견할 따름"이라며 "육사훈련을 받기 위해 곧 떠날 것을 생각하면 기특한 마음 한편으로 섭섭함과 걱정이 파고든다"고 말했다.
인터내셔널 바칼로레잇 프로그램으로 고교 GPA 4.0을 기록하며 졸업하는 양군은 피아노, 플룻, 색서폰 등 음악에도 재능이 많아 현재 학교 마칭밴드 색서폰 제 2연주자이며 학교 남자 댄스팀의 창시자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2개월 전엔 보이스카웃의 최고 영예인 이글스카웃을 받아 리더십을 인정받았으며 학교 대표(varsity) 크로스 컨트리팀과 육상팀에서 활약중인 스포츠맨이기도 하다.
양군은 대학 2학년까지의 크레딧을 인정해 준다는 버클리와 예일의 입학허가를 반납하고 처음부터 다시 크레딧을 쌓아야 하는 웨스트포인트를 택한 이유에 대해 "신체적 도전과 함께 지성과 리더십을 겸비할 수 있는, 적성에 맞는 대학이라 생각돼 9학년 때부터 마음속에 두고 있었는데 지난해 일주일간 학교를 방문한 후 지원을 결정했다"며 컴퓨터 사이언스와 정치학을 복수 전공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민 2세인 양군은 평소 역사에 관심이 많으며 애국심이 남다르고 학교 재킷에는 늘 태극마크를 달고 다닐 정도로 아버지의 모국에 대한 경외심도 대단한 것으로 소문이 나있다.
형의 뒤를 그대로 밟고 있는 동생 양율(17·콰츠힐스 고교) 군도 현재 전교 수석으로 인터내셔널 바칼로레잇 프로그램에서 GPA 4.0, 앤틸로프 밸리 칼리지 60크레딧에 GPA 4.0을 기록하고 있으며 지난 달 치른 SAT II 수학 IIC와 작문, 화학에서 전과목 동시 만점으로 학교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던 수재다. 동네에서 소문난 이들 ‘양 브라더스’는 신장내과 전문의 양성철(45)·영옥(44) 씨의 아들들이다.
<김상경 기자> sangkk@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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