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S오픈 사상 첫 퍼블릭코스 대회 장소에 관심 집중
‘경고- 엄청나게 어려운 코스임. 뛰어난 기량을 지닌 선수들만이 플레이할 것.’
오는 13일부터 세계 골프의 시즌 두번째 메이저대회인 US오픈 챔피언십을 개최하는 뉴욕주 파밍데일의 퍼블릭코스 베스페이지 블랙코스의 1번홀 티박스에는 위와 같은 내용의 경고문이 골퍼들을 기다리고 있다. 파70, 7,214야드로 US오픈 역사상 최장코스로 기록된 블랙코스의 위용을 짐작할 만 하다. 역사상 처음으로 US오픈을 개최하는 ‘진짜’ 퍼블릭 코스(페블비치와 파인허스트도 퍼블릭이나 실제로 일반골퍼가 자유롭게 경기할 수 있는 측면에서는 프라이빗코스에 가까움)인 베스페이지 블랙코스는 세계에서 가장 큰 퍼블릭 골프시설인 베스페이지 스테이트팍에 있는 5개 퍼블릭코스 중 가장 어려운 코스다. 그린피는 평일 31달러, 주말 39달러로 일반 골퍼도 티타임을 얻기 위해 꼬박 밤을 새울 용의만 있다면 얼마든지 플레이가 가능한 진짜 서민을 위한 골프코스다.
하지만 일반골퍼도 라운딩할 수 있다고 만만하게 생각하는 것은 그야말로 천만의 말씀이다. 1번홀의 경고문이 아니더라도 블랙코스는 세계 탑 골퍼들을 떨게 하기에 충분한 날카로운 ‘이빨’로 무장하고 있다. US오픈 역사상 최장코스이면서도 파는 70에 불과하며 역사상 가장 긴 파4홀(499야드 12번홀, 492야드 10번홀)도 블랙코스의 중반에서 선수들을 기다리고 있다. US오픈 특유의 가느다란 페어웨이와 깊은 러프는 물론, 메인러프 바깥쪽은 허리까지 오는 밀밭을 연상시키는 잡초로 무장돼 있다. 페어웨이를 놓치면 사경(?)을 헤맬 것을 각오해야 한다. 하지만 무조건 페어웨이만 노리고 안전하게 치다간 엄청나게 긴 코스에서 그대로 고사할 위험성이 크다. 한마디로 똑바로, 멀리 칠 수 있는 선수만이 찬스가 있는 코스다.
그렇다고 블랙코스가 무작정 어렵기만 할 것인지는 아직 의문이다. USGA측은 그린이 대체로 굴곡이 없이 평평하다는 이유를 들어 오히려 스코어가 기록적으로 낮게 나올 수 있다고 점치고 있다. 물론 여기서 연습라운드를 한 선수들의 반응은 ‘웬 정신나간 소리’냐는 것. 타이거 우즈는 두 자리수 언더파를 기대하는 것은 어림도 없다고 밝혔고 데이비스 러브3세나 데이빗 듀발도 스코어 신기록은커녕 최악의 스코어가 나올 가능성이 더 높다고 입을 모았다. 서민들의 코스에서 벌어지는 첫 US오픈답게 지금 화제의 중심을 ‘선수’보다 ‘코스’에 쏠려있다. <김동우 기자>
danny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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