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은 여론조사 강박증으로 유명하다. 선거시 여론의 향방에 항상 민감했던 것은 물론이다. 대통령이 된 후 정책수행에도 반드시 여론조사 결과를 참조했다.
이런 클린턴과 관련해 나온 말이 ‘60%론’이다. 어떤 정책이든 먼저 여론조사를 통해 60%이상 지지를 받지 못하면 아예 의회에 제출하지도 않는다는 원칙이다.
이같은 클린턴의 여론조사 강박증과 관련된 잘 알려진 이야기가 르윈스키 스캔들 대처 방안이다. 자신의 처지를 미국민이 얼마나 이해해 줄지 은밀히 여론조사를 통해 알아본 후 구체적 대응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을 측근들과 논의했던 것.
이 방안은 물론 구체화 되지 않았다. 너무 심하다는 측근의 반발 때문이다.
이런 클린턴에게 기회주의자, 표퓰리스트라는 딱지가 붙어 다녔다. 원칙에 충실한 지도자로서 근본적인 문제를 껴안고 해결하는 스타일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조지 W 부시는 여론조사 무관심(?)파로 알려져 있다. 2000년 대선서 보여준 그의 태도가 바로 그것으로 나름의 소신을 대중에게 꾸준히 ‘세일’하는 스타일의 정치인이라는 평이다.
사실 부시는 대선 레이스 내내 여론조사에서 열세였다. 그러나 선명한 보수 정책노선을 반복해 밀고 나가면서 페이스를 바꾸지 않았다. 그 작전이 결국은 먹혀 들었다. 한 색깔에, 원칙에 충실한 정치인 이미지 세일에 성공한 것이다.
이런 부시가 빠질수 있는 함정은 독선이다. 소신대로 밀고 나가는 것 까지는 좋은데 소신이 아닌 과신에 찬 언행을 보일 때 결국 정치적 독선에 빠져들 위험이 크다는 이야기다.
한국정가를 강타했던 ‘노풍’(盧風)이 스러지고 있다. 한 때 이회창 후보를 크게 앞섰던 노무현 후보 지지율이 뚝 떨어져 10%가 훨씬 넘는 차이로 뒤쳐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방선거 직후 실시된 각급 여론조사 결과 나타난 현상으로 특히 30대에서의 노무현 지지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왜 ‘노풍’의 풍세가 이처럼 급격히 스러지고 있을까. 여러가지 원인이 지적되고 있다. DJ의 아들 비리 등등. 그러나 소신에 충실하지 못한 언행에도 한 원인이 있지 않을까 싶다.
‘노무현’이라는 이름 석자는 아무래도 ‘쇄신’이니 ‘진보’니 하는 색깔과 어울린다. 그런데 본색을 애써 감추는 식 발언으로 일관했다. 말하자면 클린턴식 여론 관리를 해온 셈이다. 차라리 진보성향을 솔직히 드러내면서 정제된 언행을 보였으면 어땠을까.
이 ‘노풍’소진 현상은 그나저나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을 새삼 알려주고 있다. 새로운 바람을한국의 정치판에서 기대한다는 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사실 말이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