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이 뻗어 오르던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운세’에 제동이 걸리기 시작하는가. 잇따라 터져 나온 회계비리와 투자가들의 기업불신에 따른 주식시장 냉각으로 재선가도를 향해 줄달음질치던 부시 대통령이 멈칫거리고 있다.
‘법선 대통령’으로 백악관에 들어간 뒤 9·11테러와 뒤이은 대테러전으로 현재 70%대의 기록적인 인기를 유지하고 있는 부시 대통령은 한마디로 ‘억세게 운좋은 사나이’였다. 그러나 중간선거를 앞두고 유권자들의 시선이 ‘테러’에서 ‘경제’로 이동중인 민감한 시점에 회계비리와 주가폭락이라는 악재를 만난 것을 보면 그의 운발도 이제는 정점을 넘어선 듯 보인다.
객관적인 기록을 바탕으로 따져보면 부시 대통령의 인기는 사실 반 이상이 ‘거품성’이다. 재임기간중의 주식낙폭을 기준한 그의 성적은 지난 40년 동안 재임한 역대 대통령 가운데 최악이다. 취임후 17개월간 ‘스탠더드 & 푸어스 500 지수’는 무려 29%나 떨어졌다.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이 취임 직후 17개월 동안 기록한 27%의 주가하락율보다 훨씬 나쁜 성적이다.
클린턴 행정부시절 S&P 500지수가 8년간 무려 211%나 급등했던 것과 너무도 대조적이다.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1981-1989)과 부시 전 대통령도 재임기간중 각각 130%와 53%의 주가상승을 일궈냈다. 사상최초의 MBA출신 대통령이라는 부시가 적어도 주식시장에서는 죽을 쑨 셈이다.
그는 USA 투데이와 CNN, 갤럽사가 5∼8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미국인의 75%로부터 업무수행능력을 인정받았지만 경제정책의 신뢰도는 1주일전의 63%에서 58%로 떨어졌다. 또한 응답자의 46%가 부시 대통령이 서민들보다 대기업의 이익을 우선적으로 챙긴다고 답했는데 이는 1주일전 실시한 같은 조사에서 53%가 “대중의 이익부터 살핀다”고 평가했던 것과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 더욱이 미국인들의 67%는 정부가 약속하는 소셜시큐리티를 받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57%는 은퇴할 때 재정난을 겪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어 앞날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된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부시 대통령의 부친이 이라크 전쟁을 계기로 90%를 상회하는 기록적인 지지율을 기록하고도 1994년 재선에 실패한 이유가 바로 경제 때문이었다며 부시 대통령도 부친의 전철을 밟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다소 성급한 관측까지 내놓고 있다. <우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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