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일보 후원, 한달간 단신으로 3,000km 대장정 도전
▶ 월드컵 4강 경축 위해 미 서부해안 종단 나선 차백성씨
한국에서 날아온 50대 사업가가 월드컵 4강 신화를 경축하기 위해 미 서부 해안 종단에 도전, 화제를 모으고 있다.
주인공은 경기도 고양시의 산악 자전거광 차백성(52)씨.
차씨는 매일 60마일씩 페달을 밟아 한 달 동안 시애틀에서 샌디에고까지 2천마일 가까운 거리를 주파할 계획으로 12일 후원사인 미주 한국일보 시애틀 지사를 출발했다.
“월드컵 4강 경축은 30년간 꿈꿔온 자전거 세계일주의 보너스”라는 차씨는 남자 나이 50은 직장과 가족에게 바쳐온 인생을 자기 뜻대로 살아가는 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서부 해안 종주가 자신의 인생을 반추하며 새로운 삶에 대한 각오를 다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차씨가 자전거 타기에 본격적으로 빠져든 것은 한국에 산악 자전거가 보편화되기 시작한 지난 95년으로 그 동안 서울 근교 산은 물론 강원도의 고산들도 섭렵했다.
“공해 염려 없고 무릎 관절에 전혀 무리를 주지 않는 자전거야말로 평생 스포츠”라는 차씨는 그토록 좋아하는 자전거 여행을 위해 23년간 몸담았던 직장에 미련 없이 사표를 던진 기인이기도 하다.
대우건설 공채 1기로 사회에 첫 발을 디딘 차씨는 4반세기 가까이 아프리카, 중동 등지의 건설현장을 뛰며 실력을 인정받아 상무이사에까지 승진했다.
자전거를 타기 위해 봉급쟁이의 꽃이랄 수 있는 대기업 이사 자리를 박찼을 때 가족이 반대하지 않았냐는 질문에“아내는 물론 정민(대학 2)이, 영열(중3)이 등 두 아들도 든든한 후원자”라고 웃었다.
차씨는“젊은 시절 해외 근무로 간이 심하게 손상됐는데 자전거 타기와 아내가 부업 삼아 시작한 허벌 라이프라는 건강식품으로 완쾌됐다”며 이제는 남에게 희망을 주는 삶을 살고 싶다고 말했다.
청소년 시절 여행전문가 김찬삼씨의 세계 여행기에 감명 받아 여행광이 됐다는 차씨는 이번 종주가 성공적으로 끝나면 김찬삼씨의 여정을 따라가며 5대륙 종단 여행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5년만 더 지나도 장거리 여행은 더 하고 싶어도 체력이 딸려 못하게 될 것”이라는 차씨는“첫 장거리 자전거 여행이지만 바다와 한달 내내 동행하는 만큼 그리 어렵지는 않을 것”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바다를 너무 좋아해 해양대학 진학까지 고려했었다는 차씨는 이번 여행의 가장 큰 어려움으로‘낯선 지리 사정’을 꼽았다. 그는 길을 잃어 다시 원래 위치로 되돌아 오게되면 힘이 2배 이상 든다고 지적하고 “안전문제를 우려하는 분들이 많았는데 그 문제는 낙관적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기 위해 차씨는 이미 미국의‘모험 자전거 협회(ACA)’가 제공하는 서부해안 정보를 몇 번씩 공부했다고 말했다.
한 달간의 여정을‘고독과의 투쟁’이라고 표현한 차씨는 태극기와 손수 만든‘월드컵 4강 깃발’ 및 한국일보 사기를 꽂은 채 1번 도로를 따라 달리며 그토록 좋아하는 바다 바람을 음미할 꿈에 부풀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텐트, 침낭, 취사도구 등이 들어있는 20kg이 넘는 보따리들을 주렁주렁 매달고 달려야하고 매일 캠핑장을 찾아 노숙해야하는 일정이 그리 녹록하지 않을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위험이 따르기 때문에 더욱 도전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강조한 차씨는“비가 오지 않고 맞바람만 없다면 한 달 내 샌디에고에 입성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차씨는 자신이 밟는 페달 하나 하나가 인생의 제3기를 살고 있는 50대 남성들에게 활력을 불어 넣어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오로라 애비뉴의 본보 건물을 뒤로 한 채 남으로 향했다.
<정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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