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얼굴은 수시로 변한다. 기쁠 때는 웃고 슬플 때는 운다. 사랑할 때와 미워할 때는 그 얼굴이 다르다. 그러나 이 세상에는 오직 하나 변하지 않는 얼굴이 있다. 그것은 50년 전 월남하던 우리를 붙잡아 유치장에 잡아넣던 붉은 완장을 한 무자비하고 악독한 보안대원의 얼굴이다.
그 후도 우리는 수없이 그 얼굴을 보아 왔다. 6.25 사변, 판문점 도끼만행사건, 아웅산 정부요인 테러사건, KAL기 폭파사건, 김신조 청와대 기습사건, 동해 무장간첩 침투사건 등등 한결같이 무자비하고 악에 찬 그 얼굴이다.
50년이란 긴 세월에 이 세상 얼굴들은 많이 변했다. 고르바초프가 나타나 소련의 그 무섭고 경직된 얼굴도 오늘날 러시아의 부드러운 얼굴로 바뀌었고 동구의 붉은 얼굴도 차례차례 새로운 얼굴로 변해갔다.
한국은 햇볕 정책으로 북쪽 그 얼굴을 좀 누그러뜨리려고 가진 애를 다 써왔다. 쌀이고 비료고 힘닿는 대로 갖다 줘 환심을 사보려 했고 저자세로 일관했다. 국제사회에서 비난을 받아가며 그들을 변명하며 싸고돌았다.
이러한 정성에 대한 대답은 이번 서해교전이다. 기습적으로 포격을 가하며 우리측에 많은 사상자를 내게 하고 남쪽이 먼저 도발하였다고 억지주장을 하고 있다.
이를 보도하는 북쪽 아나운서의 도전적인 그 독특한 억양과 경직된 얼굴도 50년 전의 그것과 다름이 없다. 세대를 거듭하여도 그 얼굴은 늙지도 않고 쇠하지도 않는다. 인류가 풀어야 할 여덟 번째 불가사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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