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고 다운타운에서 북쪽으로 약 20마일 떨어진 조용한 패밀리 레스토랑 대즈 카페(Dad’s Cafe)가 최근 갑자기 몰려오는 손님들로 ‘특수’를 맞고 있다.
지난 2월 집에서 자다 납치, 살해된 7세 소녀 대니엘 밴담 사건이 발생하고 전국적인 관심 속에 체포된 용의자의 배경과 대니엘의 엄마, 아빠의 예사롭지 않은(?) 사생활이 재판과정을 통해 속속 폭로되면서 이 카페가 유명세를 타게 된 것이다.
사건 발생 전에는 인근의 주민들이 식구들과 함께 외식하거나 저녁에는 젊은 층이 모여 음악이나 댄싱, 당구나 스포츠 중계, 게임머신을 즐기는 극히 평범한 곳이었다. 그러나 최근은 샌디에고는 물론, LA나 전국에서도 ‘사건의 현장’을 직접 보려는 호기심 많은 사람들로 북새통이 되고 있다.
샌디에고에 오면 퍼시픽 비치에 있는 대즈 카페를 꼭 와봐야 한다는 듯한 눈빛의 사람들이 지도를 들고 내려 실내를 두리번거린다. 최근 TV뉴스에서 나온 재판과정에서 증언한 대즈 카페 주인 팻 라이프나 종업원의 얼굴에도 반가운 시선을 보낸다.
이들은 딸이 납치되던 날 엄마인 브랜다와 납치 살해범인 이웃집 남자 데이빗 웨스터필드가 동시에 있었던 장소에서 브랜다가 술 마시고 춤추던 플로어, 데이빗 웨스터필드가 자주 앉던 의자 등을 주의 깊게 바라보고 당일 브랜다가 두명씩의 여성과 남성들과 어울려 픽업트럭에서 마리화나를 피웠다는 파킹장까지 돌아본다.
대즈 카페는 이같은 관광객들과 방문객들로 보통 파리 날리는 계절인 여름에 어느 때보다 높은 매상을 올리고 있다. 2년 전 이 카페를 사서 운영중인 팻은 치솟는 매상에 즐겁기도 하지만 어린이가 납치 살해된 끔찍한 범죄 배경화면이 된 것이 괴롭기도 하다. 집단으로 마리화나나 피우고 나쁜 짓을 모의하는 건달들이 모여드는 장소로 인식될까봐도 걱정이다.
그런 그의 걱정은 벌써부터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외부 고객들이 밀려오는 반면 로컬 주민들은 어린이 야구팀 회식 계획을 철회했고 로컬 회사들도 해피 아워 정기모임을 취소했다. 새 손님들이 많아서 단골고 객들은 발길을 끊는 중이며 팻은 시큐리티 가드를 고용해서 파킹랏을 순찰하게 하고 있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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