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놀라게했던 한인들의 뜨거운 월드컵 응원전을 놓고 벌이는 한인단체들의 가당치 않은 논공행상식 ‘공 가로채기’가 한인사회의 분노를 사고 있다.
지난 주말 한국 월드컵 조직위원회가 남가주 한인사회의 열정적인 응원에 감사하며 마련한 기념행사에서 주도권을 놓고 싸워대는 LA한인회(회장 하기환)와 월드컵 후원회(상임회장 스칼렛 엄)의 추태는 "내 공이 컸다"는 이기적 발상의 극치였다는 빈축성 지적이 아직도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월드컵 응원이 마치 특정 단체 또는 모임의 주도로 이루어진 것처럼 왜곡시키는 편가르기식 발언까지 서슴없이 나돌아 한인사회의 단합된 분위기를 분열시키지 말라는 비난의 여론도 높다.
한인들에게 합동 응원장을 마련해주고 축하성 공짜 점심까지 제공했던 ‘알베네’ 식당의 이연단씨는 "월드컵 응원이 누가 주최했는지는 상관이 없다. 중요한 것은 한인들의 단합"이라며 일부 단체들의 공내세우기에 ‘지겹다’는 듯 고개를 내 저었다.
월드컵에서 보여준 한인들의 뜨거운 응원 열기는 누가 시켜서가 아니고 어느 단체 주도로 이루어 진 것도 아님을 한인들은 잘 알고 있다. 월드컵 피날레를 장식한 스테이플스 센터 응원은 질서 있고 수준 높은 응원과 애국심에 감동한 스테이플스 센터의 배려에 의한 것이었음을 잊은 것이 아니냐는 한인들의 질타성 반문을 이들은 어떻게 대답할지 궁금하다.
또한 표를 구하려고 새벽부터 줄을 섰던 수천여명의 한인들의 열정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오도하는 단체장을 안타깝게 바라보는 한인들의 따가운 시선을 외면해서는 안된다.
척박하고 힘겨운 이민자들의 뼛속까지 스며든 짜릿한 애국심과 2세들에게 한국의 저력을 보여주려는 한인들의 노력의 결실이었음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알베네 식당 앞, 코리아타운 갤러리아 등등 남가주 한인사회 곳곳에 마련됐던 합동 응원장의 열기는 평범한 한인들의 열정의 표현이었음을 단체장들은 잘 기억해야 할 것이다.
한인사회의 성공적 응원과 단합의 결실은 잠을 잊어가며 응원장으로 나온 한인들의 순수한 애국심 때문이지 어떤 단체나 언론의 주선때문이 아니다. "내 덕"이라며 자랑하는 한인들은 하나도 없음을 단체들은 부끄러워해야 한다.
오랜만에 조성된 단합된 분위기를 해치는 행위는 한인사회의 발전을 저해하는 독소적 존재로 낙인이 찍힐 수가 있다. 요즘의 행태를 지켜본 한 한인경찰관은 "한인들이 서명을 받아 법원에 제출해 단합을 저해하고 분열시키는 단체장의 탄핵을 요청하는 조직적 행동이 필요하다"며 분개했다. 밸리한인회 김용일 이사장은 "언론의 비판 기능이 마비됐기 때문"이라는 일침을 놓기도 했다.
<김정섭 기자>john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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