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일 LA카운티 수퍼바이저 위원회 공청회 분위기는 여느 때와 사뭇 달랐다. 당당하고 사무적이기만 하던 수퍼바이저들이 떨리는 목소리로 한 흑인여인에게 사과를 하고 용서를 구했다.
이 여인은 5년전 카운티 소셜워커에 의해 빼앗긴 장애아 아들 조나단(당시 9세)이 그로부터 6주 후 포스터 홈에서 천식으로 사망하자 ‘카운티 아동국과 소셜워커 잘못으로 아들이 사망했으므로 엄연한 범죄행위’라며 그들을 형사법정에 세우기 위해 외로운 투쟁을 벌여온 데브라 레이드(44)다.
그녀는 "포스터 케어 시스템 원칙대로 행한 일이므로 잘못이 없다’고 주장하는 카운티 아동국을 대상으로, 또 ‘도저히 이길 수 없다며 변호사도 기피하는 이 케이스를 무려 5년 동안 포기하지 않고 밀어붙였다.
수퍼바이저 위원회에 읍소하고 위원회 사무실 앞에서의 시위도 거듭하면서 그녀는 ‘아들의 억울한 죽음의 배경과 정의는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고 다짐했다.
결국 그녀는 이날 수퍼바이저들 앞에서 직접 상황을 설명하는 기회를 가졌으며 수퍼바이저들의 ‘진심 어린 사과’와 함께 배상금으로 100만달러를 받아낼 수 있었다.
데브라는 1997년 소셜워커에 의해 급성 천식증상을 앓는 장애아 조나단과 둘째아들 뎁빈을 빼앗겼다. 엄마가 정서 불안정 상태라 두 아들을 제대로 돌보지 못한다는 것이 이유였다. 조나단은 포스터 홈에 간지 6주만에 천식발작으로 사망했고 뎁빈도 15개월간 남의 집 살이를 해야 했다. 데브라에 따르면 소셜워커나 아동국은 모두 조나단의 천식발작 가능성을 염려하는 데브라의 애원을 무시했다가 결국 조나단을 죽게 했다.
이날 검은 옷을 입은 가족 9명과 함께 나온 데브라는 북받치는 감정을 주체 못하고 흐느끼면서 아들이 죽기까지, 또 이후 아들의 억울한 죽음을 규명해 달라는 하소연을 시정부, 카운티정부, 수퍼바이저 위원회에 하면서 겪었던 고통을 증언했다. 사건을 맡겠다는 변호사도 없었지만 맡았다가도 모두 중간에 그만 둬 지금까지 7명의 변호사를 거쳤다고 했다.
"5년 동안 아무도 내 말에 귀를 기울여주지 않았고 카운티 관계자들 아무도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다"는 그의 증언이 나올 때는 방청석의 카운티 아동국 관계 공무원들과 수퍼바이저들도 침통한 얼굴로 고개를 떨궜다.
그의 말이 끝난 뒤 글로리아 몰리나는 눈물을 흘리며 떨리는 목소리로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말했고 이어 마이크 안토노비치와 제프 야로슬라브스키도 "수퍼바이저 전체의 사과를 받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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