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초만 해도 라스베가스와 애틀랜타 시티에서만 가능하던 합법적 카지노가 이제는 전국 수십 개 주에서 성업중이다. 배에 마련된 선상 카지노가 1991년 아이오와에서 선을 뵈더니 이제는 일리노이, 미주리 등에서 40여 채가 물 위에 떠 도박꾼을 유혹하고 있다. 이 뿐 아니다. 강어귀에도 카지노가 들어서 있다. 루이지애나, 미시시피에는 이미 50여 개의 선창 카지노가 손님들로 북적댄다고 한다.
인디언 보호구역에서의 상업적 카지노는 “주 정부의 규제가 위헌”이라는 연방대법원 판결이 나오자 우후죽순으로 늘었다. 1988년 16개 주에서 약 70개의 인디언 카지노가 영업을 했다가 1998년엔 31개 주에 298개로 그 수가 껑충 뛰었다.
지금은 거의 모든 주에서 도박을 즐길 수 있다. 한해 도박장에 뿌려지는 돈이 무려 500억달러에 이른다고 한다.
미 도박영향 연구위원회의 최신 자료에 따르면 250만명이 ‘병적 도박꾼’이고 300만명이 ‘문제 도박꾼’이며 또 다른 1,500만명이 병적 도박꾼이나 문제 도박꾼이 될 위험이 있는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특히 이들 병적 도박꾼과 문제 도박꾼들이 카지노 수입의 절반 이상을 ‘책임’지고 있다고 한다.
도박은 지역경제를 잡아먹는다. “슬롯머신에 100달러를 쓰면 식당, 극장, 소매점 등에 그만큼 매출이 줄어든다”는 미네소타대학의 연구보고서는 도박이 경제를 살리는 게 아니라 오히려 위축시킨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도박은 중독성이다. 1989년 아이오와주의 성인 중 1.7%가 중독자였는데 선상 카지노가 합법화되면서 중독자가 5.4%로 급증했다.
도박은 범죄를 수반한다. 돈을 잃고 나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자금을 마련하려고 들고, 그러다 쉽게 범죄의 길로 빠져든다. “도박은 청소년 범죄, 화이트 칼러 범죄, 보험사기, 절도, 가정폭력, 아동학대, 조직범죄 등을 유도한다”는 게 도박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도박은 청소년에게 마약보다 더 위험한 것이며 실제로 청소년 도박이 대학생은 물론 고교생에까지 확산되고 있다”며 도박의 반 교육적 영향을 지적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요즘 주정부들이 재정난을 극복하기 위해 도박산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고 한다. 도박업계의 로비는 한층 강화됐고 의회는 도박을 장려하고 촉진하는 입법을 서둘러 추진하고 있는 모양이다. 정치인들은 “경기가 나빠 정부 프로그램을 집행하기 어려워 세수 확보를 위해 어쩔 수 없다”고 둘러댄다.
도박 장려의 도덕적 측면을 제쳐두고라도 걱정되는 게 있다. 주식에서 돈 잃고, 감원바람에 일자리 잃은 상당수 서민들이 홧김에 도박에 손을 댔다 패가망신하는 일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실제로 도박판은 순진한 서민들의 돈으로 굴러가고 있으며 업계도 이들 서민들을 광고 주 타겟으로 삼고 있다니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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