꿩 대신 닭? 오는 15일부터 미네소타주 차스카의 헤이즐틴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개최되는 시즌 마지막 메이저 제84회 PGA 챔피언십에서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가 그랜드슬램 대신 ‘아메리칸슬램’ 사냥에 나선다.
처음에 ‘타이거슬램’이란 말을 만들어낸 우즈가 ‘그랜드슬램’에 실패한 뒤 이번에는 ‘아메리칸슬램’에 도전한다니 마치 ‘슬램’ 시리즈로 히트를 쳤던 데니스(Denny’s) 레스토랑 체인의 아침식사 메뉴판을 들여다보는 것 같다. ‘타이거슬램’이란 우즈가 2000년 US오픈부터 2001년 매스터스까지 4연속 메이저를 휩쓴 것을 일컫는 말이고 ‘그랜드슬램’은 4개 메이저를 같은 해에 모두 우승하는 것을 말한다는 것은 웬만한 골프팬이라면 잘 알고 있는 사실. 그렇다면 도대체 ‘아메리칸슬램’이란 또 뭘까. 쉽게 말하면 미국에서 벌어지는 3개 메이저대회(매스터스·US오픈·PGA 챔피언십)를 모두 우승하는 것을 말한다고 한다. ‘귀에 걸면 귀걸이’식으로 꿈보다 해몽이 더 좋은 표현이지만 어쨌든 ‘이메리칸슬램’ 역시 골프 역사상 단 한번도 이뤄진 적이 없다는 점에서는 그랜드슬램과 공통점을 갖고 있다. 지금까지 같은 해에 메이저 3개를 우승한 사람이 벤 호간과 타이거 우즈 둘밖에 없으니 만약 우즈가 이번주 PGA 챔피언십을 따낸다면 역사상 한해 메이저 3승을 2번 달성한 최초의 골퍼가 됨과 동시에 최초의 ‘아메리칸슬램’ 홀더가 되는 셈. 지난 12번의 메이저대회에서 7승을 따낸 기록의 사나이 우즈에게는 다시 한번 기록책을 다시 쓸 기회다.
우즈는 지난주 PGA 챔피언십의 전초전격으로 출전했던 뷰익오픈에서 가볍게 승리를 따내며 시즌 4승 째를 올렸다. 하지만 뷰익오픈 우승은 메이저 타이틀외에 일반 대회는 거들떠보지도 않던 우즈에게 뜻밖의 징크스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메이저 직전에 벌어진 대회 우승자가 메이저까지 2주 연속 우승을 휩쓴 것은 1988년 그레이터 그린스보로 클래식과 매스터스를 잇달아 따낸 샌디 라일이 마지막이었다. 우즈로서는 넘어야할 징크스가 하나 더 생긴 셈. 하지만 우즈는 아무도 못 오른 고지와 오랜 세월동안 이뤄지지 못한 목표를 보면 투지가 불타고 의욕이 샘솟는 파이터. 비록 올해 ‘그랜드슬램’은 놓쳤으나 ‘꿩 대신 닭’인 ‘아메리칸슬램’을 노리는 우즈의 시선은 매섭기 그지없다.
<김동우 기자>danny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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