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신데렐라 스토리?
18일 막을 내린 PGA 챔피언십에서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의 맹추격을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한 리치 빔(31)의 인생 역정이 화제가 되고 있다. 비록 올해 인터내셔널을 포함, 생애 PGA투어 2승을 거뒀음에도 불구, 일반 팬들에겐 거의 알려지지 않은 무명의 골퍼였던 빔은 이번 대회 우승으로 졸지에 신데렐라처럼 완전히 달라진 세상을 만나게 됐다. 그가 불과 4년전까지만 해도 시간당 7달러를 받는 셀폰 및 카스테레오 세일즈맨이었다는 사실은 신데렐라성 부각을 위해 언론들이 빠뜨리지 않고 소개하는 그의 인생사의 하이라이트(?)다.
골프코치인 아버지의 영향 속에 뉴멕시코에서 성장한 빔은 1994년 프로로 전향, 미니투어를 전전하다 1년만에 골프를 포기하고 시애틀에서 세일즈맨으로 삶을 시작했다. 세일즈맨 생활이 쉽지 않자 골프를 가까이 접하기 위해 텍사스 엘파소 컨트리클럽에서 티칭프로로 취직했으나 골프는 좋아하지만 남을 가르치는 일은 그의 적성과 거리가 멀었다. 본능적인 감각으로 골프를 치는 그는 제자(?)들이 영 발전이 없는 것을 참지 못했고 파티와 술을 즐기는 라이프 스타일로 인해 종종 레슨시간에 충혈 된 눈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그때 그를 바로 이끌어준 사람이 보스였던 캐러룬 돈. 돈은 어느 날 그를 오피스에 불러들여 최후통첩을 했다. "그만 두고 골프를 생업으로 삼던가, 아니면 그냥 그만 둬라. 너는 티칭프로로선 빵점이다"
빔은 골프를 택했고 돈은 그때까지도 빔을 못마땅하게 생각하지 않던 몇몇 클럽멤버들의 스폰서를 얻어 그를 PGA투어 퀄리파잉스쿨로 보냈다. 1998년 Q스쿨을 통해 PGA투어 무대에 진출한 그는 첫 해인 1999년 켐퍼오픈을 우승하며 잠시 반짝했으나 이후 지난달까지 별다른 성적을 내지 못하다가 이번달 들어 커리어를 바꿔놓는 기념비적 2승을 따냈다. 이달초 인터내셔널 토너먼트에서 승리는 그에게 PGA 챔피언십 출전권을 안겨줬고 이번 대회에선 마지막날 마지막 순간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우즈의 뜨거운 추격을 뿌리치고 우승, 정상의 자리로 올라선 것. "지금까지 나의 직업들은 모두 나름대로 의미가 있었다. 5달러 커미션을 버는 셀폰 하나를 팔기위해 이리 뛰고 저리 뛰었던 시절을 절대로 잊지 않을 것이다." 그는 지난 2주동안 180만달러를 벌어들였지만 아직도 어려웠던 시절의 교훈을 잊지 않기 위해 시간당 7달러를 받던 셀폰 세일즈맨시절의 ID카드를 갖고 다닌다.
<김동우 기자>danny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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