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거리축제에서 공연한 양평 한소리 청소년 예술단에는 아버지 단장과 아들 단원이 함께 활약하고 있다. 1986년 양평 한소리 청소년 예술단원들과 함께 사물을 배우기 시작한 정성철단장(45·사진 좌)과 이제 사물이 좋아지기 시작했다는 계웅군(10)이 바로 그들이다.
“1989년 와세다 대학에 갔을 때 한국어학과 학생들이 풍물 가락을 가르쳐 달라고 했어요. 그런데 그들이 원하는 가락이 너무 오래 전 것이라 몰라서 가르쳐주질 못했어요.”
정단장은 해외동포에게 우리 가락을 가르치지 못하고 온 기억이 가슴깊이 남아 귀국후 바로 우리 가락을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결혼후 이미 부인과 함께 취미삼아 풍물을 배웠던 정씨는 연습때마다 아들을 데리고 다녔는데 어느 날 아들이 장구를 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농원에서 연습을 하는데 옆에 있던 아들 녀석이 장구채를 잡고 치는데 제 가락을 치지 않겠어요”라고 아들 이야기를 꺼낸 그는 “그렇지 않아도 국화빵이라고 불리는데 걷는 길도 같은 방향이 됐네요”라며 웃었다.
이후 5세부터 조금씩 사물연주를 배우기 시작한 계웅군은 사물을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했고 최근 사물을 정말 좋아하게 됐다고 했다.
“10살 되면서 사물이 정말 좋구나 하는 것을 느끼게 됐어요. 국악인의 길을 택한 형, 누나들과 맹훈을 하는데 소리가 안 맞으면 아버지한테 소리가 유난히 큰 죽도로 맞거든요. 죽도가 무서운데도 사물이 좋았어요.”
그러나 정군이 더 무서하는 것은 바람이라고 했다. 이번 거리축제때도 정군은 바람많은 시카고 날씨에 상모가 엉킬까봐 무척 긴장했다고 했다.
“아이들이 사물을 열심히 배우지만 아직 우리 것에 대한 자긍심이 부족해요. 우리 것에 대한 자긍심을 키워주고 예술단을 홍보하기 위해 해외 공연을 시작했어요”라고 말한 정단장은 이번 거리축제를 통해 소기의 목적은 달성한 것 같다고 했다.
대부분의 직업이 60대면 은퇴를 종용받는 반면, 60대부터 빛을 발하기 시작하는 국악 분야의 깊은 멋스러움이 더욱 좋다는 그는 식당을 운영하면서 예술단 일을 겸하고 있다. 정단장이 이끄는 양평 한소리 청소년 예술단은 2001년 세계 사물놀이 겨루기 한마당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이정화기자
ch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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