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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정희 편집위원>
“무점포 소자본으로 8조원 시장에 …”“최고의 효과를 거두는 이메일 마케팅 자료…”“돌산 갓김치 드시겠습니까?”“특별가격 할인 이마트. 무좀, 발냄새”“미성년자는 절대 클릭 금지”“쉿!! 몰래 들어오세요”…
아침마다 이메일을 열면 메일박스에 밉살스럽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불청객들이 있다. 바로 정크 메일, 혹은 스팸 메일이다. 업무상 기다리는 이메일이 와 있을까 싶어 기대에 차서 메일박스를 열면 빼곡이 들어차 있는 것은 정크 메일들. 일일이 쓰레기통에 버리자니 시간이 너무 걸리고, 그대로 두자니 메일박스가 너무 그득하고 … 이래저래 짜증이 나는 것은 이메일 사용자 누구나 경험하는 바이다.
한국의 통계에 의하면 올해 이메일을 통해 받게 될 정크메일은 1인당 평균 700통 정도. 하지만 요즘 추세로 보면 그 수준은 훨씬 넘어설 것 같다. 미국의 경우는 지난 5월 기준 470만건의 스팸 메일이 발송되었다는 것이 스팸차단 테크놀로지 개발 회사의 통계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통계는 93만500여건. 1년 사이에 수적으로 엄청나게 증가했다.
실제로 주변의 이야기를 들어봐도 지난해까지는 어쩌다 한두통 정크 메일이 도착할 정도였는 데 올해 들어 그 정도가 눈에 띄게 심해졌다.
스팸이 이렇게 불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물론 공짜이기 때문이다. 편지 한 장 보내는 데도 37센트의 우표가 필요한 데 반해 이메일은 아무리 많은 사람들에게 아무리 많이 보내도 돈이 들지 않는다. 대부분은 쓰레기 취급당하며 버려지지만 단 1%이라도 혹해서 크레딧 카드 번호나 은행구좌 번호를 보내오면 발송자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게 되는 것이다.
아울러 스팸 메일이 이렇게 폭증한 것은 발송자가 많기 때문. 그 이유를 불경기에서 찾는 분석도 있다. 안정된 직업을 갖고 돈을 잘 번다면 누가 굳이 스팸 메일을 보내겠는가. 모두가 먹고 살게 마땅치 않아서 생기는 현상인데 지금 일자리를 잃고 놀고 있는 사람들 상당수가 하이텍 분야 종사자들이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설득력이 있는 분석이다.
‘전염병’‘홍수’에 비교될 정도로 스팸메일이 늘어나지만 이를 차단할 방법은 아직 없다. 스팸 여과 소프트웨어가 있기는 해도 일부가 차단될 뿐 대다수는 여과장치를 교묘히 뚫고 들어온다.
연방의회를 중심으로 스팸 방지 법제정도 활발히 논의되고는 있다. 하지만 이 또한 실효를 기대하기 어렵다. 미국법은 미국에서 발송되는 메일에 한해 구속력을 가질뿐, 국경없이 넘나드는 전 세계 스팸메일을 규제할 수는 없는 일이다.
사이버 시대를 살자니 사이버 시대의 문제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더 많은 문제들이 속속 등장할 것이다. 사이버 공간의 질서를 어떻게 잡을 지가 21세기의 숙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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