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한인타운에는 합창단도 많다. 금년 초 OC 아리랑합창단이 창단 한데 이어 9월에 첫 공연을 갖는 실내합창단, 대광동문합창단 등 금년에만도 새로 출범한 합창단이 7, 8개는 족히 될 것이다. 어린이합창단, 청소년합창단, 어머니합창단, 여성합창단, 남성합창단, 노인합창단, 동문합창단, 장로합창단, 지역합창단. 이름을 붙이자면 한이 없을 것이다. 그뿐 아니다 지금 준비중인 합창단을 모두 합치면 아마도 50개는 될 것이라는 것이 관계자의 말이다. 일본 커뮤니티에 셋, 중국 커뮤니티에 다섯에 비하면 우리는 비정상적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앞으로 연말까지는 합창음악회가 줄을 잇게 되겠지만 그 중 금년도 합창활동의 절정이 될 음악회는 9월22일 미주성산교회에서 있을 제1회 6개 미션스쿨동문 합창제가 될 것이다. 대광, 숭의, 배재, 이화, 숭실, 정신 등 기독교학교 동문합창단이 연합하여 합창음악의 밤을 갖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학창시절 학예회 같기도 하겠지만 듣기만 해도 정든 학교의 이름들이며 옛 추억에 잠기게 한다.
우리는 왜 이토록 합창음악활동에 열을 올리는가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다면 첫째 우리는 아직도 이민생활에 정착되지 못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일 것이다. 모든 것이 불안하고 장래가 확실치 않으며 이민생활에서 오는 불안감이 우리에게 노래를 부르게 한다. 현실에서의 도피와 마음의 평화를 위해서 일 것이다. 둘째는 소속의식의 결려 때문이라고 본다. 어느 단체에 속해서 자신을 인정받고 정체성을 찾으려는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합창음악보다는 친목을 위하여 모이는 경우도 많다. 또 어떤 합창단은 일년 내내 연주계획이 없는 단체도 많이 있다. 그럼에도 나는 더 많은 합창단이 조직되어서 노래를 부르는 인구가 많아지기를 바란다. 노래를 부름으로써 얻어지는 기쁨이 나와 내 가정과 우리 사회를 밝고 명랑하게 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나는 이번 여름에 매서추세츠주 셰필드에서 있었던 버슈타인 합창 페스티발에 참가할 기회가 있었다. 합창음악의 진수를 맛본 기회였다. 정상급 지휘자와 음악 교수들의 지도아래 일주일간의 합창활동은 오랫동안 합창활동에 뒤져 있던 나를 재충전하는데 넉넉했었음을 소개하고 싶다. 우리 한인 음악인들도 이런 곳에 많이 다녀왔으면 좋겠다. 그래서 우리의 활동이 조금씩 높은 수준의 음악으로 발전해 감으로써 지금의 친목위주에서. 아니, 우물안 개구리 식 음악회서 벗어나 미 주류사회가 우리의 청중이 될 수 있는 그 때를 기다리고 싶다.
음악 중에서도 합창음악은 신이 우리에게 주신 특별한 선물이라고 믿는다. 합창을 들을 때면 내 영혼에 불을 지피듯 나를 사로잡는 감동을 느끼게 한다. 음악(예술)은 영원하다는 명언이 있지만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음악은 지금 나를 영원에 머물게 한다”고.
황익수 전 한인
YMCA 총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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