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사태가 가져온 충격과 아픔과 분노는 미 국민의 강한 애국심과 단결로 이어졌다. 그리고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한 부시 대통령의 의지는 한결같이 강렬하다. 이제 아프간에 이어 악의 축으로 지목된 이라크 공격을 기정사실로 정하고 공격 불가피론을 역설하고 있다.
부시 행정부의 논리는 간단하다. 즉, 후세인이 대량 살상무기나 핵무기를 소유하게 되면 이라크는 “중동지역을 좌우하는 서방의 우호국가뿐만 아니라 미국 자체도 핵무기의 협박 대상이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런 무기가 완전히 개발되기 전 후세인을 제거하지 않으면 제2의 테러사건은 반드시 일어난다고 하였다.
이러한 논리는 지나친 비약이라 하겠다. 얼마 안 되는 핵무기를 가지고 이라크가 이웃이나 미국을 위협한다면 그것은 자살행위를 의미하는 것이다. 쿠웨이트 전쟁에서나 이번 9.11 사태 후의 미국의 강한 의지를 그들은 잘 알고 있다.
미국 다음으로 가장 많은 군대를 아프간에 투입하고 있는 독일은 유엔의 결의가 있더라도 참전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영국 총리만이 미국 노선을 지지하고 있으나 국민들의 반응은 그와 반대이다. 사우디나 쿠웨이트 등 친미 아랍국가도 같은 무슬림 국가를 미국이 공격하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
일본이 진주만을 공격하듯이 이라크를 침공한다면 미국의 이러한 상은 무너질 것이다. 9.11 후 테러에 대한 전쟁이 미국의 민주주의를 변화시킨 것은 아니다. 다수 우방국가들의 진지한 반대의견을 듣는 것이 미국이 따라야 할 정치 정도 이다.
전쟁의 목적은 평화이다. 그러나 후세인을 힘으로 제거한다 해도 테러는 종식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7억8,000만의 무슬림의 반미감정은 격화될 것이다. 더욱이 이라크가 테러를 지원했다는 증거는 아직 없는 상태이다. 부시 대통령의 유엔 총회 발언 후 이라크 부수상은 “대량 학살 무기를 개발하지 않고 있으며 테러범을 포용하거나 이웃을 위협하지 않고 있다”고 강렬하게 반박하고 나섰다.
이러한 긍정적인 발언을 신빙성이 있든 없든 액면 그래도 받아들이고 그 말에 책임을 지게 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반테러 전쟁에 궁극적으로 이라크를 참여하도록 이끌어나가는 것이 평화의 길이라 하겠다.
이제 후세인은 유엔 무기 사찰단의 입국을 허용한다고 하였다.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한 부시 대통령의 말은 고집이다.
15세기 컬럼버스가 세울 수 없는 계란을 다른 방법으로 세웠다는 일화는 문제 해결에 있어 한 가지 논리로만 사물을 봐서는 안 된다는 교훈이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