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대통령의 이라크전 강경론 입장을 두고 ‘美-美 갈등’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현직 대통령의 나머지 임기 2년의 향방을 좌우할 11월 중간선거를 불과 한달 남짓 앞두고 증폭되고 있는 ‘미-미 갈등’ 조짐은 민주-공화 당 차원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낯설지 않은 화제로 등장하고 있으며 한인들이나 소수계 사이에서도 저마다의 입장 표명이 다양하다.
마치 한국에서 대통령선거때만 되면 지지후보를 두고 국민들이 저마다 ‘백화제방(百花齊放)’식으로 논쟁을 벌이는 것처럼 지금 미국에서 바로 이라크전 문제를 두고 이러한 격론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뉴스전문 케이블인 폭스뉴스채널이나 CNN에서는 거의 매일 찬반 양론에 있는 인사들간의 설전을 다루고 있고 USA투데이등 유력지는 이미 부시행정부내 매파와 비둘기파 인사들을 분류해 특집으로 다루기도 했다.
그 와중에 며칠전 부시의 전쟁권한 결의안 채택을 놓고 부시행정부와 마찰을 빚고있는 연방상원에서는 기어코 ‘파열음’이 났다.
부시가 23일 뉴저지에서 연설도중 ‘상원(연방)은 아마도 미 국민들을 보호하는데에는 별 관심이 없는 모양’이라고 발언한 내용이 25일자 워싱턴 포스트에 보도되자 민주당의 탐 대슐 원내총무가 발끈하고 나선 것.
연방상원에서는 한 석 차이로 민주당이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어 ‘상원’은 곧 민주당을 의미하는데 대슐 원내총무는 25일 상원연설에서 민주당이 ‘미국민 보호에 관심이 없다고?’라고 반문하면서 ‘그렇다면 지금 이노우에 의원이 미국민 보호에 관심이 없다고 말하는 것인가’라고 격앙된 발언을 했다.하와이출신의 이노우에의원은 민주당 연방상원 터줏대감으로 2차대전때 미군으로 참전, 한쪽 팔을 잃었기 때문.그러면서 대슐은 공화당이 전쟁을 국내정치에 이용하고 있다며 ‘대통령은 사과해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자 이번엔 공화당의 트렌 로트(미시시피)원내총무가 발끈 했다.
’지금 여기서 우리의 적이 누구인가. 부시대통령인가, 사담 후세인인가’라며 대슐 원내총무를 공박했다.
이라크 문제를 놓고 미 의회에서 ‘주적론’ 공방까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할리웃도 두쪽으로 갈라졌다.
바바라 스트라이샌드나 제시카 랭등은 ‘WTC 빌딩을 폭파시킨 것은 사담 후세인이 아니다’라며 전쟁 반대를 분명히 했고 스티븐 스필버그나 톰 크루즈등은 부시행정부편에 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여론조차 이렇듯 갈라져있는 판국에 다른나라의 일사불란한 이라크전 지지를 바란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이렇게 분열된 가장 큰 책임은 일차적으로 부시대통령에게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대 테러전을 수행하는데 있어서 무언가 ‘문제’가 있었던 것이다.
그 문제를 안고서 1년이 지나갔다. 그런데 상황은 개선되기는 커녕 점점 안 좋아지고 있다.
경제는 27일만 해도 특히 주식시장의 다우지수가 하루 낙폭으로는 역대 세번째에 해당하는 거의 300% 포인트나 하락하는등 침체에 빠져있고 이민자사회는 ‘도대체 앞으로 어떻게 될까’ 불안이 점증하고 있으며 정치권과 문화계도 미국 특유의 ‘여유’와는 한참 동떨어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난 것일까. 그것은 명분이 결여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명분이란 억지로 만들어서 되는 것이 아니다. 더구나 그것이 거대하고 큰 사안이 걸려있을때는 더욱 그렇다. 명분은 배를 띠우는 바다와도 같은 것이다.
지금 국제사회, 또는 미국민들은 ‘후세인이 세계 평화에 좋은 지도자가 아니라는 것’정도는 알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초강대국 미국이 공공연하게 주권국가의 정권 전복을 위한 ‘전쟁’을 일으키려 하는 것에 대해서는 쉽게 납득이 안되고 고개를 젓고 있는 것이다.
지금 미국은 국제적으로 국내적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그리고 그 위기의 원인을 부시행정부가 심각하게 인식하는 것이야말로 눈앞에 보이는 테러전 수행보다 더 긴요한 일이 아닌가 생각된다.
김정빈<취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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