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y the way’라 - 내가 모르는 영어인가 하고 영영 사전까지 찾아보아도 알 수가 없다. 영어께나 하는 친척에게 물어보니 자기도 몰라서 친구인 영어선생에게 물어 보았는데 모르더라고 했다고 한다.
대문짝만하게 강남에도 강북에도 있는 걸 보면 자기들 나름의 프랜차이즈 같기도 하고, 유심히 들여다보니 ‘왈그린’ 같은 편의점이다. 거의 미국에 올 때 즈음에 야 “아하! 지나가는 길에 사라는 말이구나” 하고 명 해석을 했다.
서울거리에는 국적 없는 간판이 너무도 많다. 거기에다가 불어 간판까지 합치면 더욱 가관이다. 자기들도 뜻은 잘 모르고 그 간판에는 그런 종류의 물건을 판다는 정도로 알고 있을 뿐이란다.
부산 여행길에 근사해 보이는 카페에 들렸다. “물은 셀프입니다”- 셀프는 알겠는데 셀프를 어떡하란 말인가?! 유명하다는 칼국수집에 가서야 감을 잡았다. “단무지 세컨은 셀프입니다”. 쉬운 한국말로 하지 어쩌자고 갓 쓰고 양복 입으려고 하는지 알 수가 없다.
자라나는 아이들이 이런 식으로 배워서 미국에 오니 햄버거 집에서 낭패를 당할 수 밖에. TV에 나와서 연수 갔다 왔다고 자랑(?)하는 중학생들의 얘기다. 무어라고 주문을 해도 잘 통하지 않아서 “유 노? 88올림픽’”해놓고 그래서 영어가 짧다고 얘기하려고 하는데 88개나 어떻게 먹느냐고 눈이 휘둥그레지더란다. 그래서 “노, 13개만 주세요”했는데도 30개를 만들어 주어서 벽을 쳤다는 얘기였다.
영어열풍의 나라에서는 표지판 영문 또한 일품이다. 외국에서는 쓰지도 않는 Office가 Ofce로 Bridge는 Br로 줄여져 있는 약어도 있다. 미친 바람 같은 영어열풍은 “남편 바람 피우는 것은 용서해도 자식 영어 못하는 것은 참을 수 없다”는 우스갯소리를 낳게하고 이제 겨우 우리말을 시작하는 유아들을 앵무새로 만드는 영어유치원도 부지기부수이다.
하지만 가는 길마다에 널브러져 있는 ‘브로컨 잉글리쉬’는 어찌할 참인가. 그래서 누군가가 미국은 재미없는 천국이고 한국은 재미있는 지옥으로 표현했는지도 모른다
하태경/샌프란시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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