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밀고자란 뜻을 지닌 영어 단어 ‘딥 쓰로트(Deep Throat)’는 한 영화제목에서 유래됐다. 70년대 초 당시로는 꽤 충격적이었던 도색성 영화의 제목이 바로 ‘Deep Throat’였다.
이 명칭이 특히 유명해진 건 닉슨 대통령의 사임을 불러온 워터게이트사건 때문이다. 워터게이트 스캔들과 관련해 워싱턴 포스트지의 기자 칼 번스타인과 밥 우드워드에게 사건의 단서를 제공했던 정보제공자의 암호명이 ‘딥 쓰로트’였다. 이 영화에서 암호명을 따온 것.
그 사람, 당시의 ‘딥 쓰로트’는 과연 누구였을까. 30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수수께끼다. 정보의 정확성과 보안성, 그런 정보를 알 수 있는 접근성 등을 고려할 때 당시 미정부 내 고위층이 틀림없을 것이라는 추측만 남겨놓고 있을 뿐이다.
이후 ‘Deep Throat’란 내부고발자, 밀고자를 뜻하는 고유명사로 굳어져 사전에도 수록되어 있을 정도가 됐다.
한국이 벌집 쑤신 듯 시끄럽다. 잇단 메가톤급 폭로 사건 때문이다. 무슨 무슨 게이트니 각종 비리 폭로로 지샌 게 엊그제다. 이제는 권력의 핵심을 노린 각종 폭로가 잇따르고 있다.
‘4억달러를 뇌물로 바치고 김정일을 알현했다’-. 야당의 폭로성 주장이다. 그야말로 메가톤 급이다. 그런데 이 폭로의 진위도 밝혀지기 전에 또 다른 폭로가 뒤따른다.
이번에는 군(軍)이 말썽이다. ‘서해교전과 관련해 국방장관이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묵살했다’-. 일반인은 그 존재 조차 모르는 5679부대라는 군정보부대 고위 지휘관이 공개적으로 폭로하고 나선 내용이다.
왜 잇단 폭로일까. 한 심리 전문가는 한국인의 관계주의는 이기적 관계주의라는 측면에서 그 문제에 접근한다.
이에 따르면 한국인 특유의 집단이기주의도 결국은 나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나의 이익을 극대화 하기위한 세과시의 일단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의식구조의 사회에서는 조직 내부의 폭로자가 많다는 것이다. 사회 정의구현 차원 보다는 기회를 잡으려는 이기심에서 폭로가 이루어지기 십상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아닌 게 아니라 정권 교체기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현상이 내부폭로다. 일종의 줄대기로 청와대, 정보부, 검찰 등 힘께나 쓴다는 기관마다 이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모양이다.
존재 자체도 극비인 군정보부대장이 국감무대에서 기밀 문서를 흔들며 공개적으로 한 폭로행위도 그러면 같은 현상으로 보아야 할까. 그리 간단히만 볼수는 없을 것 같다.
햇볕은 안보의식만 실종시켰고 군의 분노는 폭발직전이라는 한국 군관계자의 증언이 새삼 떠올라 하는 말이다.
<옥세철 논설실장>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