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디란 운동경기에서 실력이 같지 않은 상대와 겨룰 때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점수를 허용하는 것을 말한다. 싱글 골퍼란 핸디 10이하를 가리키며 한국에선 그런 사람과는 거래를 피하는 게 좋다고 하는 얘기가 있다. 골프에 신경을 빼앗겨 딴 것에는 관심을 갖지 못한다는 얘기다.
얼마전 뉴욕타임스에서 미주요 기업 CEO(최고 경영자)들의 핸디캡을 조사한 바에 의하면 핸디가 낮을수록 회사의 실적이 우수하고 회사의 장래가 유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왜 그런지 확실한 근거는 없지만 짐작하기론 골프가 경쟁력 못지 않게 인내와 노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회사도 그만큼 인내와 노력으로 경쟁력을 키워나가기 때문일 갓이라고 했다.
어쨌든 조사 결과는 한국사회의 종래 인식과는 거리가 먼 것으로 나타났다.
골프매거진, AOL 타임워너의 공동조사에 따르면 많은 사람들이 평균 연 72라운드를 치며 그중 6%는 150라운드를 친다고 한다.
가장 같이 치고 싶은 여자 골퍼는 낸시 로페스(52%), 다음이 카리 웹(25%)이고 남자 중엔 데이빗 듀발(42%), 그리고 조지 W. 부시(25%)가 나왔다. 16%는 적어도 한번 이상 골프클럽을 꺾은 기억이 있고 43%는 클럽을 던진 기억이 있다고 했다. 59%는 남이 안볼 때 공의 위치를 움직인다고 했으며 91%는 남이 공을 움직이는 것을 봤다고 답변했고 가장 훌륭한 골퍼로는 아놀드 파머(29%)를 뽑았다. 72%는 내기 골프를 친다고 답했고 63%가 앞 팀의 느린 동작이 신경을 건드렸다고 답변했으며 할 수만 있다면 느리게 치는 사람들은 못 치게 하고 싶다고 했다.
우리의 삶도 끝없는 경기의 연속임엔 틀림이 없다. 바둑을 두는데 1급과 5급이 서로 맞둔다면 5급이 이길 기회는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모든 사람은 능력이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내가 할 수 있으니 딴 사람도 똑같이 하길 바란다면 지나친 기대와 욕심일 수 있다.
우리는 인간관계에서 상대방을 편하게 할 수 있도록 타인의 핸디를 후하게 인정하되 자기의 핸디는 짜지 않도록 해야 너와 나의 관계가 껄끄럽지 않고 유연할 수 있다.
옛날 쌀을 사고 팔 때 고봉이란 말을 썼다. 받을 때는 깎아서 받고 줄 때는 고봉으로 줄 수 있는 여유가 아쉬운 사회가 되어가고 있다.
자기의 삶의 수준은 생각지 않고 남의 도덕과 윤리 기준은 완전하길 기대하며 엄격한 잣대를 갖다 댄다면 아무도 그 얘길 들을 사람은 없다.
우리의 인생경기 중 항상 이겨야 되겠다며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상대방을 잡아야겠다고 생각하면 스스로를 불행하게 할 뿐 아니라 주위 사람들에게 고통을 안겨주게 된다. 살다 보면 이기고도 질 수 있고, 지고도 이기는 이치도 있다. 이길 때나 질 때나 항상 마음의 여백을 가지고 상대를 배려하며 웃을 수 있는 그런 그릇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그만큼 평안함이 깃들게 된다. 남에게 후한 핸디캡을 주면서 남을 편하게 하는 그런 삶들이 되었으면 하고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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