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홍 한인회장 피습’소식이 담긴 12일자 신문 1면을 바라보는 마음은 착잡했다.
왼쪽 상단에는 이우홍회장이 퀸스메디컬센터 응급실에 누워있는 사진이 실려있고 오른쪽 하단에는 이민 백주년을 즈음해 거의 완공된 ‘마우이 이아오밸리 한국전통문화 기념관’의 자태가 주변 경관속에 고즈넉하게 자리잡은 사진이 실려있었다.
신문을 직접 만드는 언론사의 입장에서, 너무나 어울리지 않는 두 장의 칼라사진을 1면에 배치하면서도 ‘이것이 바로 이민백주년을 맞는 하와이 한인사회의 현실인가’ 생각하니 착잡하기 그지 없었다.
지난 1년동안 수도없이 ‘이민 백주년’을 이야기했고 앞으로도 적어도 1년간은 ‘하와이는 이민백주년의 시원’이라는 말을 귀가 시리도록 듣게 될 것이지만 하와이 한인사회는 정말 이민 백주년을 주도적으로 기념할수 있을 정도로 성숙해 있는 것인지 자괴섞인 마음이 들었던 것이다.
어느 사회, 어느 단체, 또는 조직이든 잡음은 있게 마련이고 ‘분란’도 있게 마련이다.
그렇지만 넘어서서는 안될 어떤 ‘한계’라는 것이 있다.
그 한계는 ‘합리와 맹목’의 경계선에 자리하고 있다.
그런데 이 하와이 한인사회에서는 그 한계가 너무 쉽게 아무렇지도 않게 무너지는 것을 느낄 때가 많다.
지난 10일 발생한 이우홍 한인회장 피습사건도 ‘한계’를 넘어서버린 착잡한 사건중의 하나라고 본다.
비단 이 사건뿐만이 아니다. 단체활동을 보면 정당한 절차나 토론, 비판보다 대안도 없이 죽기살기식 비방에 열을 올리는 모습들 하며, 일반 한인들 사이에서도 모여 앉았다 하면 타인들 흉보고 물어뜯는 태도는 거의 고질병이 되어버린 듯, 하와이 한인들 스스로도 ‘그런 모습은 너무 신물나고 창피스럽다’고 개탄하는 분들이 많다.
10일 발생한 이우홍 한인회장 폭행사건은 아직 누가 왜 그랬는지 예단할수 없다.
부상 정도가 어느정도인지, 한인계가 그랬는지 필리핀계가 그랬는지 아니면 둘다 섞여서 그랬는지,폭행 동기는 개인적 문제에서 비롯된 것인지, 한인회와 관계된 문제에서 비롯된 것인지 아직 발표되고 드러난 것은 없지만 현직 한인단체장이 백주에 그것도 한인회관 건물 앞에서 집단폭행을 당한 것은 하와이 한인사회의 현실이 그만큼 ‘어처구니 없는 지경’이라는 반증에 다름 아니다.
이 21세기 문명사회에서 아직도 이런 사건이 일어나다니.... 미주 타지역 한인사회에서 하와이를 바라보는 눈이 어떻겠는가.
이민 백주년의 가장 중요한 화두는 ‘미래로 나아가야 하는 것’이다.
지나간 것들을 물어뜯고 들춰내서 ‘아귀다툼’을 하는데 시간을 탕진할게 아니라 지금부터 모두가 부족함을 깨닫고 마음을 모아 ‘칭찬은 받지 못하더라도 부끄럽지 않은 한인사회’의 토대를 닦아 뒷세대들에게 물려줄수 있도록 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이민백주년 기념의 정신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인사회에서 이러한 불행한 폭력사태는 다시는 있어서는 안된다. 아무리 힘들더라도 이성과 합리는 회복되어야 한다. 신문의 1면에 이런 소식이 보도되는 것은 이번이 마지막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김정빈<취재부장>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