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가 몸살을 앓고 있다. 세계 경제의 엔진이라고 할 수 있는 나라가 미국, 독일 그리고 일본이다. 일본은 이미 오랫동안 디플레 경제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독일 역시 경제성장이 멈추었다. 독일 증시는 미국증시 이상으로 떨어졌다.
미국의 기업들의 영업성적은 악화일로에 있다. 일부에서는 경제가 좋아지겠지 하는 기대감도 있겠으나 앞으로 상당기간은 미국경제의 성장이 없을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경제시대 속에 있는 미국경제가 홀로 독야청청 하기는 매우 어렵다.
경제성장이 멈추게 되면 기업이 가장 큰 타격을 받는다. 기업이 투자를 줄이고 소비자들이 소비를 감소시키는 반면 공급은 그 동안 고도 성장 속에서 일어났던 과잉투자로 인해서 오히려 증가하게 된다.
수요가 줄어드는데 공급은 증가하니까 가격이 떨어지고 판매수익이 줄어들게 마련이다. 이미 이러한 현상이 우리 한인경제에도 일어나고 있다. 판매수익이 줄어들면 부채가 많은 기업들의 현금 흐름이 줄어들게 된다. 경제가 감속을 하게 되면 체질이 약한 기업이 도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 동안 미국경제를 그나마 지탱해온 것이 소비자들의 소비였다. 정부의 저금리 정책으로 주택가격이 상승했고 모기지 납부금도 낮았다. 돈의 여유가 생긴 소비자들이 다행이 소비활동을 멈추지 않았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왕성한 소비활동이 오래 계속되기 어렵다. 기업의 이익이 떨어지는데 소비자들에게 계속해서 돈이 돌기 어렵다. 이미 신용카드의 여신총액이 위험수준을 넘고 있다.
소비자들이 과소비를 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이러한 현상은 지금 한국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무리한 소비활동이 미국에서나 한국에서나 오래갈 수가 없다.
성장이 멈춘 경제가 기업에 주는 가장 강력한 타격은 자금경색이다. 판매고가 떨어지니 여유자금이 없어진다. 매일 돌아가는 운전자금이 모자라게 된다. 거래처에 주어야 할 지불을 미루면 신용거래도 중단된다. 그렇게 되면 운전자금이 한층 더 궁색해지고, 기업의 재무구조가 나빠지며 은행과의 융자약관도 어기게 된다. 은행 역시 거래처와 마찬가지로 여신을 줄이거나 중단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이 도산하는 기업이 밟는 틀에 박힌 수순이다.
감속경제 하에서 기업인들은 우선 현금을 확보해야 한다. 필요한 현금액은 앞으로 판매가 약 20% 줄어들었을 경우를 기준으로 잡는 것이 좋다. 이러한 가정 하에서 1년 정도 견딜 수 있는 대책을 세워야 한다.
현금을 확보하는데는 거래처나 투자가 혹은 동업자, 그리고 은행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많은 사업가들이 은행을 마지막에 찾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은행은 미리 찾는 것이 현명하다. 그리고 은행에서 받는 여신금액은 항상 필요한 금액의 두배 정도를 확보해 두는 것이 좋다. 이러한 의미에서 본다면 은행여신이야말로 보험을 가지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 효과가 있다.
이러한 현금대책은 개인에게도 필요하다. 봉급자들도 실직했을 경우 최소 1년 동안 생활할 수 있는 현금을 확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러한 현금을 영어로 “I quit money”라고 한다.
내 배짱대로 직장을 걷어차고 떠날 수 있는 돈이라는 뜻이다. 이러한 준비는 직장생활을 자신 있게 그리고 성공적으로 하는데 도움이 된다.
벤자민 홍 나라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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