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오피니언 지면에서 뉴스 에세이 ‘성경의 남녀 차별’을 흥미 있게 읽었다. 성경의 남녀차별에 대한 문제는 오래 전부터 논란이 되어 왔다. 대표적인 예가 여성의 목사, 장로 안수 문제이다. 기독교의 몇 교단에서는 여성 안수가 허용되고 있지만 아직도 허용되지 않는 교단들이 더 많다.
매년 이맘때가 되면 각 교단 총회가 열린다. 필자가 속한 교단의 이번 총회에서 여성 안수문제가 찬성 302표 반대 230표로 부결되었다. 그러나 여성 안수 지지자들은 자꾸 늘어가고 있고, 매년 총회 때마다 핫 이슈로 등장하는 문제가 여성의 안수 문제이다.
그런데 한가지 재미있는 것은 찬성하는 사람들도, 반대하는 사람들도 모두 성경을 인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것은 곧 성경은 해석하는 사람에 따라 견해가 다를 수도 있다는 말이 된다. 성경을 그 시대의 정황과 문화를 고려하지 않고 해석하면 큰 무리가 따른다.
오늘의 가부장적인 교회제도는 많은 모순을 가지고 있다. 예수께서 유대 땅에 오셔서 한 일 중의 하나는 그 당시 하나님 말씀이 본 뜻에 어긋나게 해석되고 전통화된 것을 지적하고 뒤집어엎는 일을 하신 것이다. 오늘날의 교회들도 성경의 정신보다는 종교적인 전통을 우선시 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
아직도 많은 교회에는 남녀의 차별이 존재하고 있다. 교회 안에서 목사나 장로는 교회를 이끌어 가는 지도자이며 성직자이다. 그런데 여성 안수 반대론자들은 여자는 여기에 끼면 안 된다는 것이다. 그것도 성경의 바울의 말을 인용하면서 여성의 안수에 문제를 삼는다.
시대가 변했다. 지금은 여성과 남성이 동등한 사회이다. 여성이 교회의 지도자가 되면 안 된다는 것은 시대를 역행하는 것이다. 선교적인 측면에서 안수 받은 여성 선교사들이 더욱 필요한 때이다. 이제 남자만이 목사, 장로가 되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 목사, 장로의 자격도 성경에 그대로 나와 있는 것이 아니고 인간들이 만들어낸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남자보다 여자에게 더 있다. 여성들은 스스로 자신들을 비하한다. 여자가 교회의 강단에 서는 꼴(?)을 못 본다. 필자가 한국에서 목회를 할 때 예배시간에 여성들이 돌아가면서 성경봉독을 하도록 했는데 여자들이 더 반대를 했다. 그리고 순서를 맡은 여자들이 그 거룩한 곳에 우리가 올라가도 되느냐고 했다. 나는 격려하고 또 격려했다. 당신들도 거룩한 사람들이라고.
문제는 잘못된 의식이다. 여성이 남성보다 목사나 장로 역할을 더 잘할 수도 있다. 여자는 남자보다 더 섬세하다. 남자들이 명예욕과 자존심 때문에 교회를 싸움터로 만드는 경우를 종종 본다. 남성보다 여성은 더 희생적이다. 홈리스 사역을 해보면 금방 알 수 있다. 천국에 가면 여자가 더 많고 감옥에 가면 남자가 더 많다는 우스운 이야기도 있다. 홈리스도 남자가 대부분이다. 책임감도 여성이 남성보다 월등하다. 죄도 남자가 더 많이 짓는다.
인간은 모두 부족하지만 남자가 여자보다 나은 것은 아니다. 나는 바란다. 그리고 기도한다. 여성들이 빨리 깨어서 목사가 되고 장로가 되어서 이 어지러운 교계가 바로 잡기를. 나는 교회를 사랑하고 희생하는 여성들에게 말하고 싶다. "여성들이여! 분발하십시오."
김수철 <목사·거리선교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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