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비밀리에 핵무기 개발을 추진해 왔다고 시인했다. 북한측은 두 주전 제임스 켈리 미국 특사가 평양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같이 시인하고 그 보다 더 강력한 대량 살상무기도 가지고 있다고 말한 사실이 한국과 미국 두 나라 정부에 의해 확인됐다. 북한은 또 더 이상 핵확산 방지협정(NPT)체제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입장도 밝혔다고 한다.
부산 아시안 게임에 대규모 선수단을 파견하는 등 최근 북한이 잇달아 긍정적인 대내외 정책변화를 추구, 한반도에 평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듯한 마당에 다른 한편에서 그와 배치되는 행동을 했다는 점에서 이는 상당히 충격적이다. 더구나 북한이 이번에 한민족 모두를 위협하는 핵무기 개발 계획을 숨겨오다가 그 사실을 미 특사와 회담하는 자리에서 인정한 것은 한마디로 ‘한국을 화해의 동반자’로 보지 않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돼 분노까지 자아내고 있다. 미주 한인사회가 주시하는 것이 바로 북한의 이런 행태로 이번 사태는 북한의 실체가 무엇인지를 다시 한번 생각게 하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본다.
북한이 핵개발 사실을 시인한 데 대해 여러 가지 추측이 나돌고 있다. 하나는 미국이 구체적 물증을 들이대니까 어쩔 수 없어 시인했을 가능성이다. 다른 하나는 미국과의 관계개선 일괄 타결을 위한 정략적 행동이라는 관측이다. 그 의도가 무엇인지 아직까지는 불분명하다. 그러나 한가지만은 분명하다. 핵개발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는 점이다.
남북한 및 미국 등 당사자들간 오랫동안 여러 차례 합의하고 확인해 왔던 비핵화를 깸으로써 북한이 얻을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이번 사태의 심각성은 이 문제가 한반도, 나아가 동북아 전체의 안보 위기로 확대될 수 있다는 데 있다. 북한은 이 점을 깨닫고 핵개발 과정에 대한 진상을 스스로를 밝히고 핵개발 계획을 완전 폐기한 뒤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을 받아야 한다. 대미협상 우위를 점하기 위해 벼랑끝 전술을 쓸 생각이라면 즉각 포기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북-미 관계는 충돌 코스로 치닫고 그 결과 한반도는 심각한 안보 위기를 맞을 수밖에 없다.
한가지 희망적인 것은 북한의 핵개발 시인이 대결보다 일괄타결에 의한 북·미 현안 대타협을 끌어내기 위한 방편일 수도 있다는 점이다. 평양회담 이후 북한은 대화해결 원칙을 계속 수용해 왔고, 미국도 일단 평화적 방법으로 핵개발 문제를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상황에 따라서는 이번 사태가 전화위복이 되어 북·미 관계 개선의 돌파구를 마련할 수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북한은 핵·미사일, 재래식 무기 문제를 해결하고 미국은 북한체제 보장 및 대북 경제제재 해제등 대화와 외교를 통해 일괄 타결하는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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