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인근 아케디아에 LA카운티 식물원이 위치해 있다. ‘식물원’ 또는 ‘수목원’이라는 뜻의 단어인 ‘아보리텀(Arboretum)’을 이름으로 가진 이곳은 규모 등 여러 면에서 샌마리노의 헌팅턴 라이브러리 식물원에 못지 않다. 총 127에이커 면적에 광활하게 펼쳐진 수목들의 풍광이 ‘이런 곳도 있었구나’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입구에서부터 공작새들이 자유롭게 활보하는 이곳 식물원은 인공적인 맛보다는 자연적이고 편안한 느낌을 더 주는 환경이 인상적이다.
헌팅턴 라이브러리나 데스칸소가든은 알아도 카운티 식물원이 있는지는 모르는 한인들도 많다. 그만큼 한인들에게는 덜 알려진 곳이다. 많은 한인들에게 생소한 이름인 이곳 ‘아보리텀‘ 내에서는 그러나 ‘코리아’가 그리 낯설지 않은 이름이다. 지난 5월 이곳에서 초목 페스티벌의 일환으로 한국식 정원을 소개하는 행사가 열렸고 내년부터는 매년 식목일을 즈음해 한국정원 재현을 통해 한국문화를 알리는 ‘한국 정원 페스티벌’이 정례화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연인원 10만명 이상의 관람객이 찾는 식물원에 한국 정원을 보여주는 행사가 매년 열리게 된 것은 여러 면에서 뜻깊은 일이다. 특히 이를 계기로 한국 전통정원이 영구적으로 조성돼 동양식 정원이라면 대부분 일본정원을 떠올리는 미국인들에게 한국 전통정원의 가치와 한국문화를 인식시킬 수 있게 된다면 더욱 의미가 깊을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한인 조경전문가 송재순씨와 한국의 정원학계 관계자들이 나서 LA카운티 식물원에 한국 전통정원을 조성하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것은 반가운 소식이다.
카운티 식물원은 아시아, 아프리카 등 각 대륙별 주제로 식물 콜렉션을 꾸미는 장기 개발계획안을 세워놓고 있는데 송씨 등은 아시안 구역에 한국 전통정원을 영구 조성하기 위한 협의를 진행시키고 있다. 한국의 비원과 같은 전통 정원을 조성하겠다는 게 목표지만 식물원측은 구조물보다는 문화생태학적으로 한국을 나타낼 수 있는 수목 구역을 꾸미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어 아직까지는 양측의 생각이 서로 다른 상황이다.
현재 헌팅턴 라이브러리 식물원은 12에이커에 달하는 중국 정원(Chinese Garden)을 조성하는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피터 파나커라는 미국인 독지가가 기증한 1,000만달러의 유산을 바탕으로 시작된 프로젝트지만 이같은 대규모 프로젝트가 착수될 수 있기까지는 중국계 커뮤니티의 뒷받침이 크게 작용했을 것이다. 장차 한국 전통정원의 성사를 위해서는 우선 카운티 식물원에 한인 관람객들의 왕래가 잦아지고 보다 많은 사람들이 한국 정원에 대한 관심을 표명하는 일로부터 출발해야 할 것이다.
김 종 하<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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