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주는 전국에서 환경보호 정책이 가장 엄격한 주다. 환경보호 단체의 정치력 압력도 거세고 각종 규제도 까다롭다. 남가주 대기정화국(SCAQMD)이 대다수 세탁업소가 사용하는 세척제 퍼크 금지를 추진하고 있는 것도 이런 분위기 속에서 나온 것이다.
환경보호는 중요하다. 그러나 이에 관한 정책을 결정할 때는 그로 인한 경제적 손실도 고려에 넣어야 한다. 아무리 좋은 의도로 제정된 법규라도 그로 인해 특정 비즈니스에 과중한 부담을 지우게 된다면 점진적으로 신중하게 시행하는 것이 옳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1일 남가주 대기정화국이 퍼크 사용 금지안 심의를 연기하기로 한 것은 올바른 결정이라 본다. 이번 결정과 관련 주목해야 할 점은 이것이 한인 세탁업자들의 단결의 결과라는 점이다. 공청회가 열리는 날 500여명의 한인들이 참석, 이 안의 부당성을 지적했고 나름대로 퍼크에 관한 조사를 해 그 유해성이 당국 주장만큼 심하지 않다는 이론적 근거를 마련했다.
이민 연륜이 짧은 한인들은 그동안 생활기반을 마련하느라 정치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데는 별 신경을 쓰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이익을 지키기 위한 단체 행동의 중요성에 눈뜨기 시작하고 있다. 식품업소들이 힘을 모아 떡 상온 보관안을 입법화 한 것이나 의류협회가 로비를 해 키머니 금지안을 통과시킨 것, 그리고 이번 퍼크 금지안 심의 연기가 좋은 예들이다. 물론 심의가 연기된 것뿐이지 이 문제가 완전히 마무리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관계자들은 당국도 한인 업주들의 단합된 모습에 자극 받아 타협안 마련을 준비중이라며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직 경제적 기반이 탄탄하지 못한 한인들이 생업에 충실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4·29 폭동은 미국에서 대접받고 살기 위해서는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사우스센트럴에서 스몰 비즈니스에 종사하던 한인들은 폭동으로 엄청난 피해를 입고도 당국으로부터 배상은커녕 폭동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이유로 규제에 각종 묶여 피땀 흘려 일군 터전을 버려야 하는 아픈 경험을 했다. 한인 세탁인들이 단합된 힘으로 얻어낸 이번 결정은 앞으로 한인사회가 본받아야 할 좋은 선례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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