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치른 2002년 미국 중간선거는 특기할 만한 이변을 만들어낸 흥미로우면서도 중요한 선거였다. 대통령선거가 끼지 않은 중간선거에서는 꼭 ‘야대여소‘는 아니더라도 ‘야’에 선량수가 더 가는 것이 미국 역사상 상례이다. 그런데 ‘야’가 자리를 더 잃음으로 ‘여’가 상하원을 다 장악하게 되었다. 상례에서 네 번째의 예외를 기록한 선거다.
이번 공화당 승리는 9.11 테러로 인한 미 국민들의 위기의식이 부시의 호전적 외교정책에 지지를 보낸 결과라고 보겠다. 전쟁 자체를 지지하는 열기는 식어졌지만 강한 미국의 이미지를 제고해야 하겠다는 민족적 정서가 지배한 선거다. 많은 유권자들이 후보자 자질보다 당 소속만을 보고 투표하였다고 한다. 나라 지키기를 최우선으로 내세우는 부시의 공화당에게 전권을 맡겨보자는 의욕의 표시다.
민주당의 딜레마는 애국 안보 자체를 정치화한다는 오해가 생길까봐 피하다보니 여당 수용 지향적이 되었다. 이것은 현격한 정책 차별화를 가져오지 못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것이 패배의 큰 원인이다. 2년전 민주당 후보 고어와 2개월여의 실랑이 끝에 겨우 대통령이 된 부시로서는 이번 선거가 정통성 획득이라는 의미도 포함한다.
인색한 사회복지정책, 인권침해·남용 정당화 정책의 지속, 소수민족 표적 감시망 확대, 계속적인 대북 강경정책이 기대된다. 일반적으로 진보세력의 후퇴, 보수정책의 약진을 예고할 수 있겠다.
한편 2008년 대통령 선거에서는 민주·공화당이 두 여성 대통령 후보를 내세우는 역사적 사건이 있을 것도 예상된다.
클린턴 전 대통령의 부인이자 현 뉴욕주 대표 상원의원인 힐러리 클린턴, 그리고 클린턴과 대결했던 공화당의 도울 전 상원의원 부인 엘리자베스 도울의 대결이다. 이번에 엘리자베스 도울이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연방상원의원으로 당선되었으므로 2008년 힐러리와 적수가 될 가능성을 점쳐볼 수 있다.
또 하나 특기할 만한 선거 결과는 캘리포니아 46지구 연방하원의원인 로레타 산체스가 3선에 당선됨과 동시에 동생 린다 산체스가 인근 39지구에서 민주당 초선의원으로 당선된 히스패닉 자매의 개가다. 또 있다. 플로리다에서 마리오 디아즈 바라트와 링컨 디아즈 바라트 형제가 나란히 하원에서 봉사하게 되었다.
두 자매는 민주당, 두 형제는 공화당인데 모두 히스패닉이다. 고무적이다. 한인업소들에서 일하는 히스패닉 직원들을 다시 봐야 한다. 무시 못할 세력이다.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차만재 칼스테이트 프레스노 정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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