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이민 와 비교적 성공적인 삶을 살고 있는 한인이다. 경제적으로도 안정된 편이고 부부 사이도 원만하다. 남들이 보면 부족할 것이 없는 그에게도 한가지 고민이 있다. 4살 난 외아들이 말을 하지 않는 것이다. 생긴 것도 멀쩡하고 다른 행동은 모두 정상인데 아무리 말을 시켜도 묵묵부답이다. 같은 또래 아이들이 청산유수로 떠드는 것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내 아이는 평생 벙어리로 살아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불안이 문득 스쳐간다.
이런 아이들이 주변에 의외로 많다. 교회에 열심인 또 한 한인은 5살이 되도록 아이가 말을 안 해 속이 터질 뻔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러던 아이가 갑자기 어느 날 말문을 열기 시작하는데 어른 뺨치게 또박또박 하고 유창하게 이야기를 해 놀라움과 기쁨으로 정신을 잃을 뻔한 기억이 있다.
전문가들은 아이가 늦게까지 말을 하지 않는 증상을 ‘아인슈타인 신드롬‘이라고 부른다. 천재적인 물리학자 아인슈타인이 5살이 될 때까지 거의 말을 하지 않았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다. 이런 아이들은 고집이 세고 퍼즐과 컴퓨터 등 수리나 공간 지각력이 남다른 것이 특징이다. 여자보다는 남자아이들 사이에 이런 증상이 압도적으로 많다. 친척 중에 음악가나 엔지니어가 많은 것도 특색이다.
이런 아이들은 한동안 부모의 애를 태우지만 시간이 가면 대부분 정상아 다름없이 말을 한다. 이 증상과 정반대 되는 것에 ‘윌리엄스 신드롬‘이라는 것이 있다. 어린 아이가 말은 어른 뺨치게 잘 하는데 추리력 등 일반 지능은 정상아보다 훨씬 뒤지는 경우다. 불행히도 이런 아이들은 대체로 나이가 들어도 정상 지능을 되찾지 못한다.
왜 다른 부분에서는 남다른 재능을 갖춘 아이가 말은 늦게 하느냐는 오랫동안 베일에 가려 있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여러 연구를 통해 그 실마리가 풀리기 시작하고 있다. 우선 아인슈타인의 두뇌만 해도 공간 추리력을 담당하는 부분이 일반인들 보다 훨씬 크다는 점이 밝혀진 것이다. 특히 남성의 두뇌는 여성에 비해 역할 분담이 철저해 한 쪽이 지나치게 발달할 경우 다른 능력을 저해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여성의 두뇌는 보다 융통성이 있어 한쪽의 미비를 다른 쪽이 커버해준다는 것이다. 여자 아이 가운데 말을 늦게 하는 경우가 거의 없는 것도 그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말이 늦는 아이들이 모두 아인슈타인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대기만성이란 말도 있다. 아이가 말을 하지 않는다고 너무 조급해 하지말고 인내와 사랑으로 감싸주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민경훈 편집위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