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상복합 ‘오퓨런스’ 미주 피해자들 사태해결 촉구
“도급계약 해지 말도 안돼”
발주처와 공사재개 협상 결정
“삼성을 믿고 했던 건 데...”
발주·시공업체간 분쟁으로 입주하기로 했던 주상복합건물의 공사가 전면 중단돼 버린 ‘삼성 오퓨런스’ 사태와 관련, 해당업체에 대한 LA 한인 분양 계약자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미주에서 분양계약을 맺고 전부 혹은 일부 금액을 납부했던 80여 한인들은 수천만 달러의 피해 우려와 함께 관련업체들의 무책임한 사업행태에 강한 불신감을 토로했다.
LA지역 한인 계약자 20여명은 7일 저녁 시공사인 (주)삼성물산이 마련한 해명성격의 설명회에 찾아가 “삼성을 믿고 계약을 한 것이니 사태해결에 대한 책임을 지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이날 삼성측 해명을 분을 삼켜가며 들은 뒤 일단 대표자 3명을 뽑아 발주처인 (주)광명산업개발 측과 공사재개 협상을 벌이기로 했지만 삼성이 도급계약을 해지한 사실에 대해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계약자인 홍희중씨는 “계약자들에게는 알리지 않고 왜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했냐”고 따졌고 함유혜씨는 “한국을 대표한다는 기업이 어떻게 그렇게 허술하게 사업을 하냐”며 질책했다. 또 강모씨는 “쓸 데 없는 변명 늘어놓지 말고 해결책을 제시하라”고 다그쳤다.
이에 대해 삼성측은 ▲변경된 설계의 인·허가 미필 ▲광명의 의무 불이행 ▲광명에 대한 신뢰 상실을 공사중단 이유로 들었지만 성난 계약자들을 위로할만한 대안을 제시하진 못했다.
삼성측 대표로 나온 김진환 상무는 “설계도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계약을 맺었던 것이 불찰이었다. 공사중단으로 인한 책임을 피하지 않겠다”면서도 “현 시점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다. 사태해결을 위해서는 계약당사자들이 나서야한다”고 말해, 두 회사가 풀지 못한 사태해결의 부담을 피해자들에게 돌려버렸다.
시행사인 광명측도 마찬가지였다. 광명은 11월2일 미주지역 계약자들에게 발송한 해명서신에서 ▲삼성측의 무리한 공사비 유지 ▲의도적 공기지연 ▲일방적 공사중단 등을 주장하며 돈만 받도 건물공사는 공중에 떠 버린 이번 사태의 책임을 전적으로 삼성측에 돌렸다.
삼성과 광명, 두 한국 기업의 싸움 속에 졸지에 한 사람에 최고 20만달러가 넘는 분양금만 날리게 된 미주 한인 계약자들은 길고도 지리한 싸움을 앞두게 됐다. 법정으로 비화되는 최악의 상황을 막아보려고 일단 대표자들을 뽑아 두 회사측과 협상을 벌이기로 했지만 이미 해지된 계약을 어떻게 되살릴 건지, 공사지연에 따른 피해보상은 어떻게 산정할 건지, 미국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한국기업들의 영업행태를 바라보는 이들의 심경은 착잡했다.
한편 분양대금 관리회사인 (주)생보 부동산신탁에 입금됐던 계약자들의 돈은 총 370억원으로 이 가운데 294억원은 토지대금(137억원), 분양경비(50억원), 공사비(42억원) 등의 명목으로 이미 인출됐고, 입주하기로 했던 주상복합 건물은 아직 올라가지도 않았는데 76억원만이 남았다. 완공 때까지 더 필요한 돈은 335억원.
<하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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