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의 추수감사절 맞은 이스라엘 이민자 부부
엘 알 항공사근무 딸
LA공항 총격사고 사망
10대 아들도 윤화로
유대인 부부인 아비 헨과 레이첼은 추수감사절이 전혀 즐겁지 않다. 올들어 자식을 둘이나 가슴에 묻었으니 흥이 날리 없다.
카노가팍에서 3남매를 키우며 평범하게 살아온 아비 헨과 레이첼 헨 부부(채스워스 거주)는 지난 5개월 사이에 큰딸과 막내아들을 차례로 앞세운 비극의 주인공이 됐다.
큰딸 빅토리아 헨(25)은 지난 7월4일 LA 공항 이스라엘 항공사 카운터에서 근무중 이집트 출신 모하메드 하다예트(41)가 무차별 난사한 총에 졸지에 목숨을 잃었다. 그녀는 현장에서 사살된 하다예트의 총질에 의해 살해된 두명 중 한명이었다.
빅토리아는 90년 이민한 이들 집안의 장녀로 착실하게 살아 왔으며 엘알 항공사에 입사한지 2달만에 변을 당해 가족은 물론 주변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 가정에 닥친 기막힌 참극은 이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막내아들인 님로드 헨(18)이 채스워스에서 발생한 자동차 사고로 하필이면 추수감사절을 이틀 앞두고 사망한 것이다.
지난 6월 채스워스 고교를 졸업한 님로드는 지난 16일 포드 머스탱을 타고 메이슨 애비뉴와 데본셔 스트릿을 지나다가 샤핑몰 주차장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자동차를 피하면서 중심을 잃고 반대편 차선을 건너뛰어 주차된 두대의 차와 충돌했다.
원인 제공 차량은 달아나고 님로드와 동승했던 라시드 라시드(18)는 중상을 입고 인근 카이저 병원으로 옮겨졌다. 중상이었지만 의식은 말짱해서 가족들과 대화를 나누기도 했던 님로드는 입원 후 상태가 나빠졌고 결국 6일만에 뇌사판정을 받았다. 병원측은 님로드가 응혈과 비슷한 지방함입으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님로드의 차 사고를 유발시킨 채 그냥 가버린 은색이나 금색 뷰익 혹은 도요타 승용차의 운전자를 찾고 있다. 법에 따르면 사고 원인을 제공한 운전자는 반드시 멈춰서 사고 수습을 돕고 필요한 모든 정보를 교환해야 한다. 따라서 이날 현장을 그냥 떠난 운전자의 고의성이 인정되면 과실치사 중범혐의로 기소할 수 있다고 경찰은 말했다.
헨 가족은 지난 1990년 이스라엘에서 미국으로 이민, 샌퍼난도 밸리에 정착을 했으며 아비 헨은 카노카팍에서 소규모의 자동차 부품상을 가족들과 함께 운영해 왔다. 한편 남매를 졸지에 잃은 이들 부부는 형용할 수 없는 슬픔으로 두문불출하고 있다.
<이정인 기자> jungi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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