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인이민백주년 기획특집
▶ 에블린 최 손씨, 4.5대 가족사 담긴 앨범
<사진설명: 1950년대쯤 와이아와에 소재한 에블린 최씨의 집에서 가족들이 모여 찍은 사진.앞줄 왼쪽에서 4번째가 에벌린 최씨.>
자신을 이민 2.5세라고 소개하는 에블린 최 손(77 사진))씨의 집에는 다른 가정에서는 보기드문 사진첩이 한 권 있다.
에블린은 이 사진첩을 "한인이민100년 역사의 발자취와 함께하는 최씨가문 4.5대의 가족사가 담긴 소중한 물건"이라며 "추수감사절을 비롯한 연말연시 가족들이 모이는 모임에는 언제나 이 앨범이 등장해 최씨가족들의 마음을 하나로 연결해 주며 가족들간에 무궁한 대화의 소재를 제공해 준다고 전한다.

최씨가족 앨범속에는 1904년 강화도 고향을 등지고 하와이 사탕수수 파인애플 농장으로 이민 온 할아버지 최성옥옹의 사진을 비롯해 1920년 이민1.5세인 부친 최영성씨와 모친 아니타씨가 꾸린 가정에서 태어난 다섯딸들, 그 딸들이 출가해 이룬 가정에서 태어난 후손들과 또 그 후손들의 모습이 사진설명과 더불어 정겹게 담겨져 있다.
기독교 신앙안에서 한인 이민가정의 후손으로 부모에 대한 공경심, 한국인이란 자부심을 잃지않고 지난 세월 부끄러움 없는 삶을 살았다고 스스로 자부하는 그녀는 자신의 삶에대한 자부심을 후손들에게도 고스란히 전해 주기 위해 남다른 가족앨범을 만들었다고 한다.
이민90주년기념사업 준비가 한창이던 92-93년 당시 에블린은 당시 ‘이민90주년기념사업회’ 일원으로 활동하며 나름대로 자신의 가족사를 앨범에 담기 시작했다.
"꼭같은 앨범 9개를 사서 내 기억속에 담겨진 우리 최씨가문의 가족파일을 이곳에 옮기는 작업을 시작했다"는 애블린은 와이아와지역에 거주하며 어머니를 도와 다섯 자매가 가사일을 돕던 어린시절, 진주만공격 당시의 공포와 혼란, 할아버지, 할머니가 독립된 조국을 방문했던 당시의 감격, 자신이 말로만 듣던 부모님의 나라를 찾았을 당시 한국의 내음과 그들의 따뜻한 마음을 통해 느낀 감동등을 이 앨범속에 꼼꼼하게 챙겨 후손들에게 생생하게 전하고 있다.
에블린은 특히 파인애플 농장에서 감독관으로 일하며 풍족하지 않은 살림속에서도 당시 자라나는 한인청소년들과 이웃들에게 언제나 넉넉한 마음을 아끼지 않았던 부친, 두고온 조국독립을 위해 독립자금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부친, 다시찾은 조국을 방문하고 돌아와 답례선물을 잊지 않았던 부친, 자신을 비롯한 5자매들에게 보다 많은 교육을 시키기 위해 말발굽을 고치고 목장에서 우유짜는 일을 부업으로 마다하지 않았던 부친에 대한 존경심을 후손들에게 강조하고 있고 부친을 그림자 내조하며 탁월한 음식솜씨와 살림꾼으로 가족은 물론 농장식구들을 거두는 일에도 앞장섰던 모친 아니타의 헌신이 바로 우리 이민선조들의 삶이었다며 이들의 희생으로 후손들의 오늘이 있음을 이 앨범을 통해 시각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1948년 손씨와 결혼하고 30년전 남편과 사별한 애블린은 슬하에 자녀가 없지만 그녀의 언니와 동생에게서 태어난 9명의 조카들은 그녀에게 친자식과 다름없는 존재들이라며 이들에게 자신의 사랑을 담아 이 앨범을 선물한 후로는 큰 숙제를 덜어 낸 기분이라며 뿌듯해 한다.
<신수경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