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트럴팍 집단 강간사건 연루 5인조‘억울한 옥살이’

지난 89년 뉴욕 센트럴팍에서 조깅하던 여성에 폭행을 가한 후 집단 강간한 혐의로 기소돼 옥살이를 한 5명이 억울한 누명을 쓴 것으로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당시 미 전역을 떠들썩하게 만든 이른바 ‘센트럴팍 폭행사건’의 피해자는 증권 인수업에 종사하는 젊은 백인 여성으로 심한 봉변을 당한 뒤 수시간 동안 혼수상태로 숲속에 방치됐었다. 심한 출혈로 체내 혈액의 75%를 잃고 체온마저 84도로 떨어진 상태에서 발견된 그녀는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으나 사건발생 당시의 정황을 거의 기억하지 못했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사건이 터지기 수일전부터 흑인과 히스패닉 청소년들이 무리를 지어 센트럴팍을 누비며 행인들을 폭행하고 지나가는 여성들의 몸을 더듬었다는 목격자들의 신고를 바탕으로 당시 14∼15세의 미성년자였던 앤트론 맥크레이, 케빈 리처슨, 유세프 살람, 레이몬드 샌타나와 카레이 와이즈 등 5명을 체포했다.
이들 가운데 4명은 부모의 입회하에 경찰이 촬영한 비디오 진술에서 집단강간 당시의 상황을 구체적으로 묘사해가며 범행사실을 순순히 시인했다. 결국 이들 5인조는 각기 7년~14년형을 선고받았고, 형기를 모두 마친후 만기 출소했다.
그러나 살인과 연쇄강간혐의로 복역중인 마티아스 레이스가 자신이 이 사건의 진범임을 주장하고 나서면서 일은 예기치 못했던 방향으로 꼬이기 시작했다.
레이스는 같은 교도소에 수감됐던 와이즈가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며 괴로워하는 것을 보고 양심의 가책을 느껴 뒤늦게 사실을 밝히기로 결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지난 11개월 동안 재수사를 벌였고 DNA검사를 통해 피해자의 몸과 양말에서 검출한 정액과 음모가 레이스의 것임을 확인했다. 사건현장에 남겨진 유일한 물증의 주인이 밝혀진 셈이다.
재판 당시에도 변호인단은 5명의 자백이 서로 일치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여러 차례 지적했었으나 배심원단은 12일간의 심리 끝에 유죄평결을 내놓았었다.
한편 로버트 모겐타우 맨해턴 검사장은 이들의 결백이 입증되자 검찰이나 경찰이 이들에게 거짓 자백을 강요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이에 대한 논란은 좀처럼 가시지 않을 전망이다.
변호단은 또 부당 판결을 들어 당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나 이들이 스스로 범행을 자백했었다는 점 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다.
<우정아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