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서만 11명 목숨끊어
장송남씨 사건등 충격 연이어
올 한해동안 LA 한인사회에서는 한인들의 자살 및 자살미수 사건이 잇따라 숨가쁜 이민생활 속에서 우리 자신의 정신건강 상태를 다시 한번 점검해보는 계기가 됐다.
원대한 꿈을 품고 밝은 미래를 설계해야 할 20대 대학생부터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든 80대 노인까지 LA에서만 모두 11명의 한인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어 한인 커뮤니티내 ‘자살파동’을 불러 일으켰다. 여자친구와 실연, 제때 졸업을 못한 죄책감, 도박중독, 말년의 외로움, 가정불화 등 하나뿐인 소중한 목숨을 순식간에 내동댕이쳐야만 했던 한인들의 사연은 다양했다.
지난 9월24일 라카냐다에서 대장암으로 고생하던 80대 원로목사 부부가 둘째 딸 집에서 동반자살을 기도, 남편은 숨지고 부인은 가까스로 생명을 건지는가 하면 7월23일에는 한인타운에서 커뮤니티 칼리지에 다니던 한인 대학생이 여자친구와 헤어진 것을 비관해 집에서 목을 매 자살했다.
6월15일에는 명문 UCLA에 재학중이던 한인학생이 부모 몰래 학교를 그만둔 것과 관련, 죄책감에 시달리다 학교 인근의 한 모텔에서 권총으로 머리를 쏴 목숨을 끊었으며 어버이날인 5월8일에는 다운타운 노인 아파트에 거주해온 80대 할아버지가 아무도 돌봐주지 않는 자신의 처지를 비관, 목을 매 숨졌다.
10여건에 달하는 한인 자살 또는 자살미수 사건중 가장 큰 충격파를 양산한 사건은 5월31일 글렌데일에서 발생한 장송남씨 사건. 이 사건은 아버지가 외아들을 잔인하게 칼로 찔러 살해한 후 자신도 자살을 기도한 엽기적인 사건으로 지난 98년 8월에 발생한 백무본씨 일가족 피살 사건, 99년 6월의 염승철군 모녀 살해사건, 2000년 11월의 김대성군 의붓아버지 살해사건 등과 함께 수많은 한인들의 가슴에 오랫동안 아물지 않을 상처를 남겼다.
1급 살인혐의로 검찰에 기소된 장씨는 뒤늦게나마 자신의 잘못을 깨달았기 때문인지 감옥에 수감된 후 수차례 목을 매 자살을 시도, 재판일정에 큰 차질을 빚기까지 했다. 연달아 터지는 한인들의 자살사건을 바라보는 한인들은 “스스로 세상을 등진 동포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자살 예방을 위해 커뮤니티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우리 주위에 고통받고 있는 동포들이 없는지 항상 살펴보고 이들에게 따뜻한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구성훈 기자>shgoo@koreatimes.com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