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면 모임도 잦고, 덩달아 소주 소비도 많아진다. 그런데 소주의 한국내 가격과 미국내 가격 격차가 왜 그렇게 큰지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이 적지않다. 한국서 온지 얼마 되지 않아 습관적으로 한국 돈으로 환산하는 한인은 별도 운송비, 통관료가 붙는다 해도 서울 술집서는 3,000원 정도인 소주가 타운 술집에서 12달러(환율1,200원이면 1만4,400원) 내외로 껑충 뛰는 이유를 알 수 없다고 유통과정을 알고 싶어 한다.
360㎖ 소주 한 병의 한국내 생산원가는 30센트(360원) 내외, 골목앞 구멍가게에서는 87센트(1,040원)에 팔린다. 이런 소주가 미국에 수입돼 총판업자가 손에 쥐는 가격은 병당 2.25~2.3달러. 한국의 도매가 수준에서 수입하지만 통관을 거치면서 하드 리커(고알콜 주류)로 분류돼 120%의 세금이 붙고 운송과 통관비가 더해졌기 때문이다.
총판업자가 마켓이나 주점에 공급하는 가격은 2.8달러 정도. 마켓서도 30% 정도의 마진을 붙이면 실제 소매가는 3.99달러가 된다. 정상 유통과정을 거쳤지만 이미 한국 소매가보다 4배 이상 뛰었다.
여기에 주점에서 마진을 붙이면서 술집서 먹는 소주가격은 11~12달러(1만 3,200원~1만 4,400원)가 돼 원가대비 39배, 한국 소비자가 대비 13배 이상으로 급상승하게 된다. 주점에서 취하는 마진은 393~430%로 공급 원가의 4배 정도에 팔리는 셈이다.
물론 한국내 주점의 마진도 비슷하다. 공급가격은 800원, 판매가격은 3,000원으로 375% 마진이 일반적이다.
주점판매 가격만 비교하면 타운 주점에서 판매되는 가격이 한국 주점 판매가격의 4.8 배가 된다.
한국과 미국의 주점에서 팔리는 소주의 마진이 비슷하다는 것만으로 소비자들이 소주 값을 합리적인 것으로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동일 수준이라도 더 높은 원가에 비슷한 마진을 붙이는 것이 적당한 것인가는 소주사랑 수준과 주머니 사정이 제각기 다른 소비자의 판단에 맡길 일이다.
<배형직 기자> hjba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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