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우씨 부부, 장남 보내고 한숨만
5년전 마약소지 유죄 발단
약혼녀 만나려 한국 나갔다가
공항 체포… 법정투쟁 무위
“크리스마스를 불과 몇일 앞두고 사랑하는 아들이 추방되는 것을 지켜만 봐야하는 부모님의 심정을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있나요. 거동도 불편한데 밥이나 제대로 먹고 지내는지…”
이종우(62·벨플라워)씨 부부에게 올해 크리스마스는 평생 잊지 못할 잔인한 크리스마스로 남는다.

4남중 장남인 이상원(33)씨가 추방을 피하기 위한 1년간의 기나긴 법정투쟁에도 불구하고 22일 한국으로 끝내 추방됐기 때문이다. 영주권자인 이씨는 지난해 8월 결혼을 약속한 여자를 만나기위해 한국을 방문한 후 입국하다 연방이민국(INS)이 97년9월 마약소지 혐의로 유죄를 인정한 것을 뒤늦게 문제삼아 공항서 체포한 후 그동안 추방절차가 진행돼 왔었다.
이씨는 당시 한달간 구금된후 석방됐다가 올해1월 INS 수사관들에 의해 집에서 다시 체포된 후 22일 추방되기까지 거의 1년간을 INS 형무소에 구금돼 왔었다.
이종우씨 부부에게 장애자인 장남은 항상 애물단지였다. 이씨의 불행은 86년부터 시작된다. 당시 한국서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중이었던 이씨는 학교서 담배를 피다 적발돼 학교내 담배꽁초를 청소하라는 교장의 처벌을 따르다 4층 옥상에서 추락, 척추가 망가져 양팔과 한쪽 다리를 거의 쓰지 못하게됐다.
87년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와 대학에도 진학하고 부모가 운영하던 햄버거 가게도 돕는 등 미국 생활에 적응하려 노력했으나 날로 심해지는 신체적 고통과 이에따른 정신적 불황은 20대 젊은이에게 넘지못할 벽이었는지도 모른다.
어머니 이정숙씨는 “아들이 날씨가 흐리면 고통을 참지못해 엉엉 울기도 했지요. 아마 그 고통을 참지못해 마약에 손댄 것 같다”며 “체포되기 전 까지만 해도 여자와 결혼도 약속했고 비즈니스도 시작하는 등 새로운 삶을 개척하기위해 노력했는데 INS에 체포되면서 여자도 떠나고 비즈니스도 문을 닫게 됐다”고 말했다. 아버지 이종우씨는 “아들이 1년간의 구금기간동안 제대로 치료를 못받아 손과 발 마비상태가 심해졌고 이빨을 딱아주는 사람도 없어 이빨이 모두 썩었다”며 “타인종으로부터 놀림을 받는등 항상 불안에 떨던 아들이 얼마전에는 한국으로 보내달라고 울면서 전화가 왔다”고 말했다.
이종우씨는 결국 미국에서의 기약없는 감옥생활보다는 한국으로 추방되는게 아들을 살린다는 생각에 LA총영사관에 도움까지 요청했다고 한다. 이종우씨는 “아들이 빨리 추방될 수 있게 영사관에 도움을 요청하면서 제자신이 저주스러웠다”며 “일단 서울 친척이 아들을 맡았지만 넉넉하지 못해 물질적 도움도 주지 못하고 무엇보다도 장애자인 아들이 제대로 살지가 걱정이다”고 말했다.
아들에게 추운 겨울을 지낼 옷가지를 24일 정리하고 있는 이씨 부부는 “아들이 하나님 잘믿고 착실하게 살아주기를 바랄 뿐”이라며 “아들에게 빨리 시민권을 신청해주지 못한게 너무 후회된다”고 말했다.
<조환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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