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 2위의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과 에어버스의 순위가 뒤바뀔 것인가. 올 들어 에어버스가 사상 처음으로 항공기 납품 규모에서 보잉을 앞지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으면서 두 공룡간의 자존심 싸움이 격화되고 있다.
약진하는 에어버스
유럽 컨소시엄인 에어버스의 노엘 포르자르 회장은 14일 연례 기자회견에서 “올해 여객기 납품목표는 300대로 작년보다 3대 적지만 창사 33년 만에 처음으로 납품 규모에서 보잉을 따라잡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는 극도로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이라면서도 “경제환경이 급변하지 않고 이라크전이 단기전으로 끝나면 우리의 목표는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지난해 에어버스보다 78대 많은 381대를 납품했던 보잉은 올해 275∼285대 납품을 예상하고 있다.
에어버스의 약진은 지난해부터 곳곳에서 감지됐다.
특히 지난해 10월 유럽의 저가 항공사 이지제트가 에어버스에 2012년까지 240대를 주문한 것도 보잉으로서는 엄청난 충격이었다. 업계에서는 정가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가격을 제시해 계약을 따낸 공격적 경영의 승리라고 평가하고 있다.
에어버스는 올해 항공기 가격을 평균 2.5% 올린다고 발표했다. 이 역시 매년 보잉의 가격 발표를 본 뒤 그에 맞추는 식의 관행을 깨뜨린 것이다. 전문가들은 에어버스의 성장세는 꾸준히 신기종 연구개발에 매진한 결과라고 보고 있다.
최후의 승자는? 9ㆍ11 테러의 여파로 항공사들이 줄줄이 파산하면서 두 회사는 사활을 건 생존경쟁을 벌여 왔다.
보잉은 지난해 12월 야심차게 추진하던 소닉 크루저(초음속 점보 여객기) 개발 계획을 포기한다고 밝혔지만 에어버스는 이에 대항하는 모델 A380 제작을 계속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보잉은 에어버스 A380 출시에 1년 앞서 2005년 최신형 747 점보기를 출시하겠다고 맞불을 놓았다.
양사는 항공 경기 침체가 미주나 유럽보다 덜한 아시아, 특히 중국 시장 공략에 사활을 걸고 있다. 중국 항공업계는 매년 10% 이상 급성장세를 보이면서 앞으로 20년간 1,600대(약 1,400억 달러) 이상의 항공기를 구입하게 될 차세대 시장이다.
일각에서는 두 항공사의 경쟁을 미국과 유럽연합(EU)의 문명 충돌로까지 비유하는 가운데 100여 년의 역사 민항기 역사에서 한번도 독보적인 지위를 놓치지 않은 보잉이 어떤 반격에 나설지 주목된다.
김용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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