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오픈 결승진출
생애 8번째 그랜드슬램 눈앞
‘이제는 기세가 꺾일 줄 알았는데 아니네.’
호주 멜버른에서 벌어지고 있는 세계 테니스 시즌 첫 그랜드슬램 대회 호주오픈 남자단식에 출전중인 안드레 애거시(32)의 욱일승천하는 기세가 대단하다. 30대로 접어들면서 전성기는 지났다는 평가와 함께 이제 그를 한물 간 선수로 보려는 시선이 적지 않았으나 이번 대회에서 보여주고 있는 애거시의 플레이는 전성기가 끝나기는커녕 이제 한창 물이 오른 선수의 모습이다.
24일 벌어진 단식 준결승에서 애거시는 남아공화국의 웨인 페레이라를 단 88분만에 3-0(6-2, 6-2, 6-3)으로 가볍게 일축하고 생애 14번째 그랜드슬램 결승에 뛰어올랐다. 페레이라를 상대로 역대전적 11승무패의 전승가도를 이어간 애거시는 이로써 1995, 2000, 2001년에 이어 생애 4번째 호주오픈 타이틀과 생애 8번째 그랜드슬램 타이틀을 눈앞에 두게 됐다. 애거시는 25일 앤디 로딕-라이너 슈틀러 전 승자와 패권을 다툰다.
투어 생활 17년차의 백전노장인 애거시는 이날 경기후 자신의 플레이가 갈수록 더 좋아지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전보다 강해지고 빨라졌으며 지난 17년간의 경험을 보유했음을 감안한다면 ‘예스’라고 대답해야 할 것 같다”고 답해 자신도 본인의 경기에 만족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불과 5년전인 1997년 세계랭킹 141위까지 추락했었던 사실을 돌아보면 30살을 넘기면서 보여주고 있는 애거시의 컴백은 경이로운 정도. 특히 이번 대회에는 보여준 애거시의 플레이는 한 물간 노장이 아니라 기량이 절정에 오른 탑 클래스의 모습이다. 이번 대회 바로 직전 벌어진 아디다스 인터내셔널에서 세계랭킹 4위 후안 카를로스 페레로를 꺾고 생애 첫 ATP투어대회 타이틀을 따낸 상승세의 이형택은 애거시의 위력이 어느 정도인지 가장 톡톡하게 실감한 케이스.
대회 2회전에서 애거시와 만난 이형택은 은근히 승리도 가능하다며 투혼을 불살랐으나 첫 게임을 따낸 뒤 애거시의 괴력에 막혀 내리 18게임을 내주고 무참하게 패퇴했다. 이형택은 경기 후 “마치 벽에다 대고 공을 치는 기분이었다”고 토로했다. 이번 대회 6게임에서 애거시를 상대로 단 1세트만을 따낸 선수들도 모두 비슷한 느낌이었을 것이다.
<김동우 기자>danny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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