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시간 미스테리‘제2 OJ 심슨사건’ 촉각
유명 음반제작자 빌 스펙터(62)의 여배우 라나 클락슨(40) 총격살해 혐의를 수사중인 수사관들은 스펙터와 클락슨의 관계와 사건이 발생한 당일의 스펙터의 행적 파악에 초점을 모으고 있다.
스펙터의 알함브라의 성채 안에서 클락슨이 얼굴에 총을 맞고 사망한 것은 3일 새벽 5시께로 알려졌다. 집안에서의 총성을 들은 운전사의 신고에 따라 출동한 알함브라 경찰은 스펙터의 저택 휴게실 바닥에 총을 맞고 쓰러진 클락슨의 사체와 그 옆에 서 있던 스펙터를 체포했다.
그동안의 수사내용에 따르면 사건발생 4시간 반 전인 이날 새벽 12시30분부터 약 1시간반 동안 스펙터는 단골로 다니던 웨스트 할리웃의 식당 ‘댄타나’에서 다른 여성과 저녁식사를 했다.
후에 베벌리힐스의 한 식당 웨이트리스로 밝혀진 이 여인과 스펙터는 이날 댄타나 식당 입구서부터 가장 먼 4번 테이블에 앉아 샐러드를 나눠먹고 칵테일을 하는 등 연인 같은 모습으로 식사를 했다. 종업원들에 따르면 이날 그는 55달러어치의 식사를 하고 팁은 무려 10배인 500달러를 놓고 나갔다. 이들은 조용하지만 다정하게 웃으며 대화를 했고 여성은 폴더 하나를 꺼내 스펙터에서 보여주기도 했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그 뒤 스펙터는 새벽 2시30분에 선셋 스트립 클럽인 ‘하우스 오브 블루스’에서의 호스테스 일을 마치는 클락슨을 픽업하기 위해 업소에 나타났다. 이는 클럽의 단골 고객으로 잘 알려졌던 스펙터가 클락슨을 운전자가 따로 있는 검은색 벤츠 S430에 태워 떠나는 것을 본 종업원들의 진술로 알려졌다.
그러나 아직도 미스터리는 남아 있다. 클락슨과 스펙터는 언제 만났는가, 댄타나 식당 방문 이전의 행적, 그가 클락슨과 클럽을 떠난 2시30분부터 총격사건이 발생한 5시까지는 무슨 일이 있었는가 등이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기 때문.
그런 한편 보석금을 내고 석방된 스펙터는 그 이후 행방이 노출되지 않고 있으며 그의 변호인으로 선임된 로버트 샤피로 변호사(O,J. 심슨 변호팀으로 유명)도 일체 함구하고 있다. 따라서 수사 당국이나 미디어, 또 일반인들은 ‘제2의 O.J 심슨 사건의 재판’이 아닌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LA카운티 셰리프는 사건 발생 다음날인 4일 스펙터의 저택을 다시 집중 수색, 범행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권총과 다른 증거물을 확보했다. 카운티 검시소측은 클락슨 사체의 부검과 여러 테스트를 실시중이라며 결과는 아직 발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정인 기자
jungi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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