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 글로리’(Morning Glory)
새벽에 연습할 때는 ‘적토마’처럼 보이다가 오후 실전에 나가서는 죽을 쑤는 경주마들이 많다. 아침 일찍 활짝 폈다 금새 시들어버리는 나팔꽃처럼.
팀 스포츠에도 매년 그런 ‘정규시즌 원더’들이 있다. 거의 형식상 치르는 정규시즌에는 훨훨 날아다니며 온갖 희망에 부풀게 했다가 플레이오프의 진검 승부에서는 풀썩 주저앉아 실망만 안겨주는 팀들이 항상 나온다. 메이저리그의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NFL의 90년대 미네소타 바이킹스와 지난 시즌의 인디애나폴리스 콜츠, 마이애미 돌핀스 등등.
NBA의 대표적인 케이스는 유타 재즈. 그러나 40세를 넘보는 칼 말론-잔 스탁턴 ‘들러리’ 콤비에 더 이상 ‘속을’ 사람은 없고, 올해는 리그 최고 전적을 달리고 있는 달라스 매브릭스가 ‘모닝 글로리’의 보라빛을 띄우고 있다.
올 시즌 14연승의 활화산 출발을 끊었던 매브릭스는 6일 현재 38승10패로 승률이 거의 8할에 이른다. 7할 승률의 경쟁자도 하나 없는 가운데 단독선두를 질주하고 있어 달라스 팬들이 우승 희망에 흠뻑 젖어있을 만 하다.
그러나 더크 노비츠키(7피트)와 숀 브래들리(7피트6인치) 등 장신선수들을 앞세운 매브릭스의 존(zone) 디펜스는 플레이오프 무대서는 통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정규시즌에는 한 팀에 초점을 맞추기가 어렵지만 플레이오프에서는 상대팀들이 ‘매브릭스 공략법’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정규시즌에는 노비츠키의 공격력이 발군으로 보이지만 포스트시즌에는 노비츠키의 수비력이 팀의 아킬레스건으로 드러난다. 상대팀들이 표적 삼아 뚫고 들어오는 곳이 바로 노비츠키가 서 있는 곳이다. 매브릭스는 또 포스트 플레이에 약한 것이 치명적이다.
매브릭스의 이 같은 약점은 지난해 새크라멘토 킹스와의 플레이오프 시리즈에서 한눈에 드러났다. 전체적인 신장우세에도 불구 골밑에서 계속 밀려 싱겁게 탈락했다. 가까운데서 쏠수록 야투 성공률이 올라간다는 것은 기본상식으로 매브릭스는 외곽슛으로 먹고사는 팀이라 불리할 때가 많다.
킹스가 지난 오프시즌 키안 클라크를 영입해 프론트라인이 더욱 강해진 반면 매브릭스는 지난 시즌과 다른게 거의 없다. 매브릭스는 지난 4일 홈 경기 종료직전 클라크에 역전 덩크슛을 얻어맞아 109대110으로 분패했다.
지난 1월15일 새크라멘토에 올라가 29점차 대패의 망신을 당한데 이어 이번에는 안방에서 간판스타 크리스 웨버가 빠진 킹스에 2연패를 당한 것이었다.
매브릭스는 올 시즌 샌안토니오 스퍼스도 꺾지 못했고, LA 레이커스와의 경기에서는 마지막 쿼터에 27점차 리드를 날린 적도 있다. 매브릭스는 플레이오프에서 만날 강팀들에 약한 면모까지 보이고 있어 더욱 불안하다.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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