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인비즈니스 긴급진단①
▶ 경기침체에 재개발 겹쳐 고객 ‘뚝’
30여년전 한인상권이 형성되면서 소위 시카고 한인비즈니스의 ‘노른 자위’로 불리웠던 시카고시 남부지역의 한인상권이 근래들어 계속되고 있는 경기 불황으로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과거의 영화는 옛날 얘기가 된 채 급격한 매출 감소로 업소를 유지하기가 힘들 정도라는 푸념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한인비즈니스의 위축추세는 비단 사우스뿐 아니라 로렌스 한인타운 인근을 비롯, 서버브지역에 까지 광범위하게 파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본보는 작금의 불경기와 관련, 시카고지역 한인상권들의 현황과 전망 등을 지역별로 살펴보는 기획시리즈를 마련했다. <편집자주>
시카고지역 한인비즈니스의 주류를 이루었고 아직도 많은 한인들이 생업의 터전으로 삼고 있는 시카고시내 남부지역의 한인상가가 근래들어 장사가 안돼 위기를 맞고 있다.
63가 잉글우드 상권 등 사우스 한인상권은 여전히 한인들이 지역상권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지만 한인 업소들은 지속되는 불경기로 매우 어려운 처지다. 지역 상인들은 신발과 의류, 잡화, 뷰티 서플라이등 업종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전반적으로 예년에 비해 20%에서 많게는 40%이상 매상이 감소하는 등 상황이 심각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70년대부터 90년대초까지 흔히 ‘밤을 새워가며 돈을 셀정도’로 장사가 잘됐던 사우스지역의 호황은 이제 옛날 이야기가 돼버렸다. 이처럼 장사가 안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63가의 경우는 시카고 시정부의 지역 재개발 정책 등으로 인한 인구이전 현상, 그리고 정부의 웰페어 감축으로 인한 자금 유동성 둔화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곳에서 의류업에 종사하고 있는 이영중 시카고 한인상우협의회장은 “시정부가 주관하는 재개발사업으로 인해 이 지역 20개동 이상의 아파트가 헐려 63가의 주요 고객인 흑인 인구가 적어도 25-30%이상 이 지역을 떠난 것으로 추산된다”며 “이러한 요인에다 전반적인 경기침체 등의 악재가 겹쳐 사업환경을 어렵게 만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여년간 신발 상점을 운영하고 있는 정모씨는 “남부지역에는 특히 재개발 지역이 많다. 이로 인해 이 지역 흑인 고객 2만명이상이 다른 곳으로 이주한 것으로 보인다”며 “한때 하루 1000달러 이상 물품을 구입하던 고객이 드물지 않던 호황은 지나가고 이제는 모기지와 자녀 교육비, 자동차 할부금등의 기본 생활만 유지할 수 있어도 만족해야 할 형편”이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63가에서 15년째 뷰티서플라이와 잡화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이명익씨는 “연초부터 이라크와의 전쟁 소식이 들려오는 등 올해의 경기 전망도 그다지 밝지 않은 것 같다. 만일 전쟁이 일어나게 되면 국방비 증강으로 인해 당연히 웰페어 지원금등 다른 분야에 대한 예산은 줄어들 것이고 따라서 웰페어에 의존하는 경향이 높은 이 지역 주민들의 주머니 사정은 더욱 나빠질 것이 아니겠냐”고 지적했다. 정씨 또한 “이라크 문제, 북핵문제, 증권시장 등 무엇하나 확실한 게 없다”며 “이 지역 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의 상권들 역시 사정은 비슷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더구나 이같은 불황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돼 한인상인들을 더욱 우울하게 하고 있다.
그러나 한인상인들은 이같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하루하루 매상에만 신경을 곤두세우는 소극적인 운영방식보다는 분기, 또는 년 단위의 사업환경을 내다보는 거시적인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며 나름대로의 대책을 제안하기도 한다. “경제 주기는 언제나 내리막이 있으면 오르막이 있기 마련이다. 따라서 경비 절감과 직원 감축 등의 자구책으로 가게를 지속적으로 운영, 상황이 나아질 때 까지 버티는 것이 중요하며 소비자는 왕이라는 신념으로 사랑과 정성을 다해 고객들을 모시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이들은 강조한다. 특히 장사가 어려워지면서 한인 업주들끼리 벌어지고 있는 가격 인하 경쟁은 이윤 감소를 초래 결국에는 경쟁업소 모두다 문을 닫게 되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고 우려한 한인상인들은 “한인업주 모두가 단결해 이같은 파행을 근절시키는데 앞장서야 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박웅진기자
jinworld@koreatiem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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