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관 취업은 하늘의 별따기다.’ 지난 9.11 테러 이후 미국에서 국가보안 조치가 강화되면서 중앙정보국(CIA), 연방수사국(FBI), 국가안보국(NSA) 등 주요 정보기관들의 인력수요는 크게 늘고 있지만 실제 취업성공에 이르는 과정은 험난한 것으로 나타났다. FBI와 CIA, NSA, 국무부 등은 지난 18개월간 취업설명회나 구직박람회를 개최, 인력 확보에 나섰는데 취업 경쟁률이 가장 높은 곳은 무려 80대 1에 달했다.
최근 자료에 따르면 2002 회계연도의 경우 FBI에는 7만명 이상이 지원했지만 이중 900여명만이 자리를 얻었으며 8만명이 몰려든 NSA에는 1,000명만이 채용됐다. 국무부의 경우도 3만2,000여명이 지원한 가운데 470명만이 구직에 성공했다. 13만명이 지원한 CIA의 경우는 몇 명을 뽑았는지 자료가 공개되지 않았다.
이들 기관에 취업하기가 이처럼 어려운 것은 응시자가 많은 이유도 있지만 채용 조건이 워낙 까다롭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력서 제출 후 면접 통보를 받기까지 신원조회 등 심사기간이 보통 5-6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웬만한 ‘인내심’의 소지자가 아니고는 제풀에 취업을 포기하기 마련이다. 일부 기관의 경우는 ‘이력서를 잘 받았다’는 이메일만 한통 달랑 보내고는 ‘함흥차사’다. FBI측은 이에 대한 비난 여론이 일자 응시자들이 각 지역 오피스를 통해 상황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해 CIA에 지원했던 한인 양모씨는 “이력서를 보낸 후 5개월이 넘도록 연락이 오지 않아 잠시 한국에 다녀왔는데 마침 그 사이에 면접을 보러 오라는 이메일이 와 억울하게 기회를 놓쳤다”며 아쉬워했다.
오렌지시에 거주하는 네트웍 엔지니어 경력 20년의 마크 스위니(42)의 경우 FBI의 컴퓨터 관련직에 응모했으나 서류 전형에서 고배를 마셨다. 지역 사무소를 통해 알아보니 ‘나이가 너무 많은 데다 학사 학위가 없다’는 것이 이유였다.
이들 기관이라고 해서 정보직만 찾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기관들은 컴퓨터 관련, 엔지니어, 법률보조, 재정분석, 생물학, 간호, 테크니션 등 다양한 직종에서 채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대 테러전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아랍어나 우르드어(인도의 이슬람교도들이 사용하는 언어) 구사자 등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다.
CIA 인사과의 밥 레벨로는 “지원자는 성실함이나 품행, 분별력에서 모두 높은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NSA관계자는 “직종과 관계없이 시민권자만 지원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FBI 스페셜 에이전트의 경우는 23-36세만 모집한다.
<이해광 기자>haek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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